국방의 의무는 누구에게나 신성하고 공평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의사 면허를 가진 청년들에게 병역의 의무는 종종 상식의 선을 아득히 넘어선 형벌처럼 다가온다. 일반 병사의 복무 기간인 18개월의 두 배를 훌쩍 넘기는 39개월의 독박 복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로 살아내야 하는 이 기나긴 시간 앞에서, 의대생과 젊은 의료인들이 제도의 개선을 외치는 것은 불평등을 바로잡아달라는 가장 최소한의 상식적 요구다.
하지만 국정의 장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그 정당한 외침을 처참하게 짓밟았다. "의사들이 소명의식을 내팽개치고 돈을 벌기 위해 복무 기간 단축을 요구한다"는 고압적인 훈계는, 제도의 모순을 진단해야 할 정치가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적나라한 단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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