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5년 시작된 대한민국 의료의 비극
간호관리 수업을 들으며 마주한 140년 대한민국 의료의 역사는 눈물겨운 발전의 기록이었지만, 동시에 의료진의 일방적인 희생을 당연시하며 쌓아 올린 기형적인 붕괴의 역사였습니다.
1970년대 국가가 돈이 없다는 핑계로 시작된 원가 미만의 저수가 정바카라, 간호사의 전문성을 병실료에 묶어 비용 취급하게 만든 뒤틀린 간호 수가 시스템, 그리고 표 계산과 이권 다툼에 눈이 멀어 의사와 환자, 간호사를 이간질해 온 정치권의 위선까지. 이 묵은 과오들이 시한폭탄처럼 터져 나온 결과가 바로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필수의료의 붕괴이자, 간호사들의 영혼을 재로 만드는 태움 문화의 본질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소아과 응급실에서 밥 한 숟가락 제때 뜨지 못하고,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이 백골이 진토 되도록 온몸을 갈아 넣고 계실 교수님과 의료진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내가 평생 건강하게 살아올 수 있었던 것, 내 가족의 꺼져가던 생명이 다시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들의 눈물겨운 외상값 덕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펜을 들었습니다. 공중파 방송이나 EBS 교육방송 같은 매체가 다큐멘터리를 통해서라도 전국방방곡곡에 이 잔인한 역사와 구조적 모순을 똑똑히 알려야 한다고, 국민들이 진실을 깨닫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여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것만이 의료진을 살리고 우리 모두의 생명을 지키는 유일한 보은의 길이라고 외쳐왔습니다.
그러나 보잘것없는 제 필치와 작은 목소리로 이 거대한 침묵의 카르텔을 깨부수기에는, 때로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힘에 부칠 때가 많습니다. 거대한 모순의 벽 앞에서 저 혼자만의 외침이 한낱 메아리로 그칠까 봐 두렵고 외로울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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