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은 사라지지만, 글은 사람의 마음을 이어준다

왕희지(王羲之)의 《난정집서》(兰亭集序)

by이성원

오늘의 행복은 사라지지만,

글은 사람의 마음을 이어준다.


중국역대산문선(8): 왕희지의 《난정집서》



감정의 흐름


"오늘은 너무 행복했다."

"그런데 이 행복도 언젠가는 끝난다."

"우리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그래서 오늘을 기록으로 남긴다."

"언젠가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나와 같은 마음이 될 것이다."



[본문]


서기 353년.


지금으로부터 약 1700년 전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음력 3월 3일.


왕희지는 친구 마흔세 명과 함께 아름다운 난정이라는 곳에 모였습니다.


높은 산이 둘러싸여 있고,


대나무 숲에서는 바람이 살랑거렸고,


맑은 시냇물은 조용히 흘러갔습니다.


그들은 그 물 위에 술잔을 띄웠습니다.


술잔이 물을 따라 흘러오다가 자기 앞에 멈추면,


그 자리에서 시 한 편을 지어야 했습니다.


시를 다 지으면 술을 마시고,


또 웃고,


또 이야기했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봄 소풍과 문학 모임,


그리고 친구들과의 술자리가 한꺼번에 열린 셈입니다.


그날만큼은


누구도 세상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자연 속에서


그저 행복했습니다.


왕희지는 그날의 하늘을 바라봅니다.


유난히 맑았습니다.


봄바람은 따뜻했고,


눈앞에는 꽃과 나무,


맑은 물,


푸른 산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는 문득 생각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이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또 있을까?"


친구와 웃고,


자연을 바라보고,


술 한잔 하며 시를 짓는 것.


그 자체가 인생 최고의 즐거움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왕희지의 마음속에 이상한 생각 하나가 스쳐 지나갑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이성원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저는 지난 40년동안 중국과 중국어를 연구한 중국전문가입니다. 앞으로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가지고 다양한 읽을거리를 소개하겠습니다.

130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0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8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