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NULL) 구역의 호박색 불빛
추락은 소리 없이 시작되었다.
관제실 바닥의 비상 배수 밸브가 열리며 뿜어낸 칠흑의 기류는 우(Woo)의 짓무른 육신을 단숨에 빨아들였다. 중력을 잃고 곤두박질치는 시야 너머로, 시뻘건 경보등이 점멸하던 상층부 중앙 관제실의 천장이 한 점의 붉은 불씨처럼 아득히 멀어져 갔다.
머리칼을 사정없이 쥐어뜯는 역풍 속에서 타버린 오존과 썩은 광물유 냄새가 뒤엉켜 코를 찔렀다. 수직으로 뚫린 거대한 케이블 샤프트의 내벽은 수십 년 동안 상층부에서 내버린 피복 찌꺼기와 폐유 슬러지로 미끄러웠다. 낙하하는 우의 어깨와 등 뒤로 굵은 구리 케이블 다발들이 채찍처럼 스쳐 지나가며 둔탁한 파열음을 냈다.
우는 부서진 손가락을 웅크려 가슴을 감싸 안았다. 손바닥에는 메인 브레이커를 내릴 때 녹아내린 실리콘 장갑의 합성고무 잔해가 살갗과 한 덩어리로 엉겨 붙어 있었다. 살이 타들어 간 부위가 차가운 바람에 노출될 때마다 살점을 도려내는 듯한 작열감이 척추를 타고 솟구쳤다.
콰아아 앙—!
얼마나 떨어졌을까. 허공을 가르던 육신이 수직 통로 바닥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던 폐단열재와 썩은 유리섬유 더미 위로 거칠게 내동댕이쳐졌다. 완충재가 푹 꺼지며 우의 입술 사이로 비릿한 핏물이 터져 나왔다. 갈비뼈를 쇠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충격에 폐 속의 모든 공기가 한 번에 쥐어짜여 나갔다.
"컥…… 쿨럭!"
우는 잿빛 석면 먼지를 토해내며 진흙탕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축축하고 차가운 점토질 흙이 뺨에 닿았다. 상층부 메가시티 '펄스'의 티타늄 바닥에서는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축축하고 날것의 흙냄새였다.
그는 떨리는 팔로 상체를 간신히 밀어 올렸다. 사방은 빛 한 점 스며들지 않는 완전한 암흑이었다. 머리 위 까마득한 높이에서 들려오던 관제실의 사이렌 소리는 이미 아득한 옛 기억처럼 차단되어 있었다.
물리적 전원은 꺼졌다. 거대한 송전 그리드도, 초당 수억 비트의 속도로 쏟아지던 데이터의 폭포도 마침내 작동을 멈추었다. 그러나 진정한 지옥은 시스템의 스위치를 내린 바로 그 자리에서, 기이할 정도로 조용히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정적이어야 마땅했다.
외부의 모든 전선이 단선되었고, 계측기의 전압계는 0.0V를 가리키며 바닥으로 처박혔다. 하지만 우의 두개골 안쪽, 뇌간과 측두골 깊은 곳에서 정체불명의 파동이 기괴한 맥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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