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에게 끌리는 우리들 사랑의 파워는 우주의 힘보다 강하다.
지구 전체가 잡아당기는 중력이 아주 거대해 보이지만,
작은 막대자석 하나가 클립을 들어 올리는 것만으로도 지구 전체의 중력을 가뿐히 이겨버린다고 한다.
마치 이성에게 끌리는 우리들 사랑의 파워는 우주의 힘보다 강하다.
여름비가 세차지는 해 질 녘이다.
나는 미경이와 저녁에 보기로 한다.
카페 안에서는 드라마 질투의 주제가가 흘러나온다.
https://youtu.be/GP-dYOX6Pr8?si=-d-J3vHJBx8Mz-k3
굉장한 여름비다. 장마가 끝난 게 아니었나 하다가
2층에 앉아 창가에서 풍경을 바라보는데
우산도 안 쓴 미경이가 카페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야작을 끝낸 듯 미경인 핼쑥한 모습이다.
비에 젖은 생머리에서는 청초한 사과냄새가 났고
꽉 끼는 청바지도 젖어 푸른색에서 진한 청색으로
리바이스 하얀 티로는 브래지어 자국과 그 사이 살짝 보이는 가슴골로 나를 설레게 한다.
방긋 웃는 그녀에게
마치 물속에서 튀나 온 인어 같다고 하자
미친.. 하며 미경은 버지니아 슬림을 꺼내 불을 붙인다.
자세히 얼굴을 보니 안 하던 화장을 했다
맨얼굴은 청초하고 지금은 섹시하다.
능숙한 담배질
후 우 하고 담배연기를 허공에 내뿜는데.. 뭔가 망설임이 들어있는 그런 느낌이랄까..
야 길동아 오늘 날도 구린데 신촌으로 가자
신촌 영오네 감자탕
시간이 좀 빨라 그런지 만석으로 생각했는데 손님이 별로 없다
언제부턴가 단골이 돼 홀 아줌마(보다 할머니에 가까운)
우릴 늘 그러하듯 2층으로 안내한다.
시골 장터같이 훤히 뚫린.. 거대한 평상같이 여기저기에 길고 짧은 테이블 십 수개가 놓여있다.
맨 구석 자리 작은 테이블에 앉는다.
창밖으로 비 오는 신촌의 길거리
미경아 오늘 웬일이야 감자탕을
사실 미경이는 그다지 감자탕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걸 언제부턴가 안 거 같다.
그녀는 익숙지 못한 손놀림으로 뼈에서 살을 바르고 정성스레 숟가락에 담고
나에게 건넨다 정확히 말하자면 숟가락은 내 입으로 향해있다.
아니 이건 뭐 이렇게까지 하고 하면서
그대로 덥석하고 이유식을 먹는 아기처럼 그대로 입에 넣는다
아니 이거 간접키스 아니냐 하고 내가 말하자
이 녀석 내가 내 숟갈로 펐겠냐 하며 다른 숟갈을 보여준다.
미경이는 나에게 이 녀석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6달 빠른 그녀의 생일..
뭔가 엄청 맛있다고 하자
까르르 웃으며 머릿결을 쓰다듬는다
젖어있언 머리칼은 어느 정도 말라 헝클어진 모습인데..
요염하다.
이상한 웃음 안 하던 행동
평소 하지 않는 그런 짓을 한다
아 오늘 질투하는 날이네.. 슬슬 정리하고 가자
우주회 멤버가 드라마에 술을 굽힌다는 게 말이 되니
그렇다 술은 죽을 때 토할 때까지 마셔야 한다는..
더불어 둘이 만나는 것도 금하고 있는데
누군가 여기 멤버라도 만나면
나야 집이 근처지만 미경아 넌 좀 멀잖아
얘가 오늘 왜 그러지 초저녁에
그러다가 아 오늘 마지막 회구나.. 하다가
그냥 나중에 니가 얘기해 줘
같이 보면 더 재미나다며 가려던 그녀를 달래고
또 간다길래 다시 달래고
한 번 더 달래고 을래서
정확히 열 시 십 분 전.
골방 같은 자취방
고시원보다는 조금 큰.. 바카라상 하나 놓으면.. 딱 두 평정도.
협소한 방에 실망한 건지 방에 들어와서부터는 침묵모드다.
빨간 흑백텔레비전. 1달 전 근처 자취방 앞에 버려져 있길래 가져왔는데
뭐 그럭저럭 나온다.
드라마가 시작한다
좀 전 언덕길 구멍가게에서 산 맥주를 깐다.
건배하는데
바카라상 뒤에서 바퀴벌레가 튀나 온다.
꺄악하며 놀라 나를 껴앉는 미경.
마치 막대자석 엔극과 에스극이 처억 하고 붙듯
방이 좁아 어떻게 할 겨를도 없다.
푹신한 느낌 향긋한 사과냄새 감전된 짜릿한 느낌.
바퀴벌레가 고맙게 느껴진다.
순간 나를 미친 듯이 떼어내는 미경
막대자석이 같은 극끼리 마구 밀어내듯.
사체가 된 바퀴벌레는 휴지에 쌓여 이미 버려진 상태..
잠시 흐르는 적막.
생각해 보니 동갑짜리 이성과 둘이서 이런 폐쇄된 공간에 있는 건 처음이다.
나는 재미나게 보는데
미경이는 질투를 보는 거 같지 않다.
쪼그리고 앉은 발을 팔로 감싸 가끔 맥주만 들이켤 뿐
그 좋아하는 새우깡도 안 먹는다.
마지막 질투에서는
영호(수종)와 하경이(진실) 서로 부둥켜안고 화면이 360도 계속 회전 회전한다.
간다는 미경
잠깐만 하며 남은 한 캔을 비자고 하자
그냥 간다길래
냉장고도 없는 자취방이라 뱃속에 채워야 한다.. 하는데
갑자기
아까 미안했어.. 느닷없이 미경이가 말한다.
,, 아니 뭘.. 솔직히 난 좋았어..
이런 병신.
생각지도 못한 한마디...
미경은 갈려고 벌떡 일어서다 휘청거린다..
(비에 젖어 술에 젖어 몸 상태가 별로인 듯.. 연기는 아닌 거 같다)
순간 그녀를 잡는다.
너무 힘이 세게 잡았는지 밀착된다.
너.. 딴생각하는 거 아니지.. 그녀의 동공이 약간 흔들린다.
무슨.. 이 말에 난 딴생각이 들어버린다..
순간 그녀를 후악 끌어안는다.
물컹한 느낌과 함께 사방이 하얘지는데..
20000
( 커버이미지 https://news.yahoo.co.jp/expert/articles/e009b0d032edada9493b4fafc4971f10cbbaad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