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4ka
도톤보리에서 조금씩 사방이 밝아져왔다... 민우는 며칠째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꿈속에서 그는 언제나 도톤보리 강가에 서서 화려한 글리코상 간판을 올려다보았다. 너무나 생생한 꿈에 홀린 듯, 그는 무작정 오사카로 날아왔다. 회사에 휴가까지 내고 찾아온 도톤보리의 밤거리는 꿈에서 보던 것과 똑같이 화려하고 눈이 부셨다. 민우는 강가 노점에서 타코야키 한 판을 샀다. 이쑤시개로 뜨거운 타코야키를 한 입 베어 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런데 묘한 이질감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어쩐지 흐릿하게 보였고, 그들이 내는 소리도 물속에 있는 것처럼 웅웅거렸다. 그때였다. 민우의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발신 번호가 없는 이상한 문자 메시지였다. 화면을 켜자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 드디어 도톤보리에 도착했군요. 늦지 않게 쿠로몬 시장으로 오세요 - 민우는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모두 제각각 바쁘게 움직일 뿐이었다.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강한 확신이 들자 등줄기에 서늘한 소름이 돋았다. 민우는 타코야키 상자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좀 이상한 것은, 골목을 몇 번 돌 때마다 아까 보았던 노란 머리 외국인 커플이 다른 방향에서 다시 나타났고, 거리를 스치는 사람들의 일본어 대화 소리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듯했다.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마저 그를 가두려는 창살처럼 옥죄어왔다. 민우는 마른침을 삼키며 어두운 골목 너머를 노려보았다. 이제 도망칠 곳은 없었다. 민우는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꼭 쥔 채, 심장의 떨림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이 도시는 무언가 잘못돼 있었다. 누군가 분명히 자신을 이곳으로 유인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