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미 2

by홍길동

2화: 마지막 하루의 경고


그렇게 서로를 돌보며 지옥 같은 도시에서 숨바꼭질을 이어간 지 어느새 두 달이 훌쩍 지났다. 왕눈이가 이 도시에서 비를 피해 살아남은 기간은 어느새 전설의 기준인 1년에 단 하루만을 남겨둔 364일에 도달해 있었다. 이제 마지막 24시간만 비를 맞지 않고 완벽하게 버텨내면, 왕눈이는 이 도시에서 가장 거대하고 아름다운 고래로 진화하여 꿈에 그리던 넓은 바다로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왕눈이는 고래가 되어 얻을 자유의 수치 따위는 상관없어졌다. 이미 그의 마음 데이터베이스 전체가 아롬이라는 존재로 가득 차 버렸기 때문이다. 이성적인 계산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감정, 생물들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치명적인 마음의 오류가 그의 전신을 지배하고 있었다.

비가 유독 세차게 내리던 어느 날 밤, 왕눈이는 예고도 없이 쏟아지는 억수 같은 빗속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달려오는 아롬이를 발견하고 은신처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롬이의 하얀 뺨 위로 투명한 빗물이 위태롭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빗물이 온몸을 적실 찰나, 왕눈이는 번개같은 놀림으로 자신의 넓은 연잎을 벗어 그녀의 어깨에 덮어주며, 사르르 떨리는 그녀의 차가운 손을 꼭 맞잡았다.

"아롬 씨, 더 이상 당신을 그저 평범한 친구로 볼 수 없습니다. 내 몸이 빗물에 녹아내려 무너져 내려도 좋습니다.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두려움을 이겨낸 영혼에서 짜내어 본 진짜 고백이었다.

그 순간 아롬이의 커다란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그녀의 손끝이 가늘게 떨리더니, 왕눈이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왕눈이는 그녀를 품에 안으며 전해지는 온기에 깊은 안도감을 느꼈다.

하늘에서 번개가 치며 도시 전체를 밝히자, 마지막 관문인 인간들의 사냥과 폭우의 경보가 사방에서 울렸다. 왕눈이는 마침내 자신이 아롬이의 마음을 완벽하게 얻었다고 믿으며,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그녀를 더 깊이 안았다. 이제 마지막 하루만 버티면 두 마리의 개구리는 함께 영원의 바다로 향할 수 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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