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고민
"누나 상의하고 싶은 게 있어요"
"뭔데?"
"여자 친구의 언니와 부모님이 다 나를 싫어해요"
"왜?"
"제가 분명한 직업이 없다고 마음에 안 들어하네요"
어떻게 얘기를 해줘야 할까? 현실이 그러하니... 내가 부모 입장이어도 의사인 딸을 기타나 치는 베짱이에게 그렇게 쉽게 줄순 없을 거다.
"너의 마음은 어때? 그녀의 반응은? 우선 중요한 건 두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그녀는 언니와 부모님을 이해해 달래요. 전 짜증 나요. 그 집 가족들은 맨날 돈 얘기만 해요. 그래서 싫어요"
"여자 친구는 다르잖아. 그녀만 그런 사람이 아니면 괜찮지 않을까?"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그녀도 같은 생각인 것 같아요. 그래서 고민 중이에요. 난 지금이 좋아요.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이 원하는 돈 많이 버는 직업을 찾을 생각 없어요. 내 삶을 돈과 바꾸고 싶지 않아요. 나랑은 너무 다른 사람들이라 여자친구와 헤어질까도 생각 중이에요"
"너무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좀 더 봐. 여자친구와 대화도 솔직하게 많이 해보고. 불편한 점을 구체적으로 얘기해 주고 그녀의 마음도 이해해 줘야 할 것 같아.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고..."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이 결국 헤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의 조언은 언제쯤 먹히는 걸까... 직업과 상관없이 둘 다 좋은 사람이고 잘 어울려서 잘 됐으면 싶었다. 직업이 사랑을 결정해 주는 근거는 아니니까...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져서 축하해 주고 싶었고 대륙의 결혼식도 좀 볼 기회가 있으면 좋았을걸. 그 후 기타맨은 결혼 생각이 더 없어졌다고 했고 내가 쿤밍에 있는 동안에는 정말로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 코로나 기간에 내가 잠시 한국에 있을 때 그가 처음으로 고향을 떠나 광시로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고 나도 특별히 연락은 하지 않았다. 그도 지금은 40이 넘었는데 잘 지내고 있는지... 생각난다. 쿤밍 기타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