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전쟁

이보다 더 불편할 순 없다.

by클라라

베이징에서 4명이 살았을 때도 화장실은 하나였다. 그땐 회사, 학교, 스케줄 등이 다 다르고 나는 다른 룸메이트들보다 조금 늦게 나가고 늦게 들어와 사용 시간이 많이 겹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엔 룸메이트가 한 명인데도 같은 회사에 다녀서인지 시간이 자꾸 겹치는 거다. 게다가 이 친구는 아침에 샤워부터 큰 볼일까지 모두 함께 해결하니 내가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었고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기다린 지 30분이 넘어가서 이름을 부르며 급하다고 문을 두드리면 그녀는 굳은 표정으로 나오곤 했다.

그다음부터 사용 시간이 비교적 짧은 내가 먼저 일찍 일어나 화장실에 들어가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것도 잠시... 일어나는 시간이 조금만 늦으면 화장실 선사용권을 그녀에게 뺏겼고 난 어김없이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화장실이 2개인 집을 구했어야 했는데...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건 그 친구도 나도 서로 불편한 점을 쉽게 얘기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부딪히는 것보다 그냥 말 안 하고 마는... 정말 어려운 성격.

이 친구가 나의 거울이 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참 어려운 사람이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 화가 나도 말을 하지 않고 참기만 하는 건 자신을 괴롭히는 일이다. 상대방 입장은 답답할 것이다.

화장실 사용은 바꾸기 어려운 습관이니 얘기할 수 없었고 인내심이 많은 나도 꼭 얘기해 줘야 할 일이 곧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