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부의 찰떡쿵
맨발걷기 하자는 성화에 못 이겨 나갔다.
한 방울 톡, 두 방울 토독...
비가 내리는 건지 아닌지 헷갈렸다.
"여보, 빗방울 떨어지네."
"그러게요. 우산 가져올까요?"
내가 원하는 대답을 비껴가는 내편.
"아니, 집에 다시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들어가긴 어딜 들어가요. 운동하러 나왔구먼. 두어 방울 맞으면서 걸어요."
"벌써 두어 방울 맞았는데. 들어가자."
어이없는지 눈을 꿈먹이는 내편.
"아니, 그게 아니라 두어 방울 곱하기 1억요."
"그 정도면 비 맞으면서 걸으라는 거야?"
"우산 안 가져 왔으니까 조금 맞아도 된다는 뜻이죠."
"어쩐 일이야? 우산도 없이 비를 맞아가면서 걷자고 하다니."
"하늘 보니께 많이 내릴 것 같지 않아요."
"어떻게 알아? 당신 예보는 항상 꽝이잖아."
"오늘은 꽝 아니에요. 더 내리기 전에 얼른 걷고 옵시다."
내 말에 밀릴 내편이 아니다.
내편이 말하는 대로 소운동장으로 갔다.
더 내릴 것 같았던 비는 찔끔찔끔 떨어지다 그쳤다.
"여보, 이제 그만 갑시다. 30분 걸어야 하는데 오늘은 이 정도만 해요. 내가 인심 쓰리다."
"에구~ 큰 인심 쓰셨네. 두어 방울 곱하기 1억 방울 비를 맞았어야 하는데 그냥 가는겨?"
내편의 인심에 신나서 발 씻고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