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걷기 인증샷

은퇴 부부의 찰떡쿵

by그님

교회에 갔다가 탁구 클럽까지 가서 연습하고 집에 온 내편.

"당신.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죠?"

"................."

"밖에 나가서 운동도 좀 하고 그래야지. 집에 있었어요?"

"나 할 일 많아. 교정안 봤어."

할 말이 없어 둘러댔다.


"보더라도 잠깐 나갔다 와서 봐도 되잖아요."

"흐름 끊기면 안 돼."

"그러면 나 기타 배우러 나갈 때 당신도 나가서 맨발걷기하고 들어와요."

"싫어. 안 가도 돼."

걷기 하라는 말을 들으니 청개구리가 툭 튀어나왔다.


"누구 맘대로 안 가요. 당신은 꼭 운동해야 돼요."

"내일 하면 되지."

"안 돼요. 내일도 하고 오늘도 해야죠. 그럼 밥도 내일 먹어야죠. 운동 안했으니께."

같이 나가자고 재촉하다가 결국은 기타 동호회에 간 내편.


내편이 나가고 조용한 집안.

은근 마음이 불편했다.

벌떡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나갔다.

장난기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로비층으로 내려가자마자 핸드폰 동영상 모드.

크록스 신은 오른발을 까딱까딱~

내편에게 전송했다.


캠퍼스 소운동장에 가서 크록스를 벗었다.

맨발걷기 한다는 것을 보여주려

오른쪽 발가락을 까딱거리는 동영상을 다시 찍어 전송.


안되겠다.

걷다가 양 발을 다소곳이 모으고 다시 까딱까딱~

찍은 동영상을 내편에게 전송했다.

혼자 낄낄낄 웃었다.

내가 찍고 내가 보내고 나 혼자 웃었다.


기타 연습하다 쉬는 시간에 보길 바랐는데

시간이 지나도 숫자 1이 그대로였다.

기타 연습에 빠졌나 보다.

김샜다.


맨발걷기 나가라고 성화를 부려 나갔다는 것을 보여주려

동영상까지 찍어 보냈더니 내편은 감감무소식.

나 혼자 즐겼다.


강사님께 기타 연주를 배우고 돌아온 내편.

"당신은 카톡을 보냈는데 안 봐?"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언제 봐요. 또 뭔 카톡을 보내셨길래~"

그제서야 카톡을 열어보는 내편.


"아유~ 당신 운동 다녀오셨네. 마음에 쏙 들어요."

영상을 클릭했는지 낄낄낄 웃는 내편이닷.

낄낄 웃다 끅끅끅~ 웃음을 바꿨다.


맨발걷기를 나가서 인증샷을 영상으로 보낸 나.

내편이 웃었으니 성공이다.

잠들기 전까지 싱글벙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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