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부의 찰떡쿵
탁구장에 다녀온 내편.
"잘 다녀오셨어~ 재밌게 하셨냐고."
"잘 했어요."
대답은 하는데 표정이 어째 어정쩡하다.
"근데 왜 나는 공을 세게 치는지 모르겠어요."
"세게 쳐야지 살짝 치면 공이 넘어가?"
"아니 그게 아니고요. 어깨에 힘을 빼라는데 그게 안돼요."
"그게 욕심이야."
"뭐라고요? 나 욕심 없는데."
"그치. 욕심 없지. 근데 이기려는 마음 때문에 어깨에 힘주고 치는 거라고."
"아~ 그러네요. 이기려고 하는 것도 욕심이었네요."
대답을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내편이닷.
"오늘 있잖아요. 게임하는데 듀스까지 가서 몇 번이나 주고받았는 줄 알아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안 봤는데."
"아니 그게 아니고요. 내 말 들어봐요. 공을 치는데 나보고 한 분이 그래요. 귀싸대기 때리듯 친다고요."
'귀싸대기'라는 말에 깔깔깔 웃었다.
이기고 싶어 하는 마음이 한 단어에 함축되었다는 게 느껴졌다.
"아니, 비유해도 그렇지. 공치는 것을 싸대기로 표현해?"
"응, 한 분이 져서 속상했나 봐요. 내가 공을 칠 때 싸대기 때리듯이 친다고 말했어요."
"안 봐도 알겠어. 공이 딱 좋게 오면 기회다 하고 힘껏 치지?"
"그럼요. 내 앞에 공이 오는데 대충 쳐요? 딱 치죠."
"딱 친다는 말을 들으니까 당신이 어떻게 쳤는지 보이네. 보여."
"내 앞에 딱 와서 스매싱으로 딱 날려 버렸어요."
진지하게 말하는 내편의 모습에 자꾸 웃음이 나와 배를 잡았다.
"에긋~ 즐기자고 치는 건데 딱 치면 어떡해."
"그리고 있잖아요. 치면서 자꾸 '설마'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건 당신을 이길 수 있다는 뜻인데."
"그러니까요. 내가 실력이 좀 낮지만 계속 지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지. 이길 수도 있지."
"져서 그런지 주 선생님은 의자에 조용히 앉아 있더라고요."
"그러게. 이길 줄 알았는데 졌으니 얼마나 속상하시겠어. 대충 치지 그랬어."
"게임하는데 대충이 어딨어요.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죠."
"잘했어. 잘하셨어."
대답하고 깔깔깔 웃었다.
"그리고 있잖아요. 오 선생님은 공을 놓칠 때마다 '종간나' 라고 했어요."
"뭐라고? 그런 말도 해?"
"아니이~ 공을 주우러 가면서 작은 소리로 말하는데 내 귀에 다 들렸어요. '종간나' 라고 했는데 '새끼'는 마음으로 했나 봐요."
배를 잡고 웃었다.
어른들의 스포츠에 끼어든 저속한 말말말.
이기고 싶은데 지니까 별말이 다 나온 것 같다.
예의상 크게 말하지 않아 다행이다 싶었다.
내편이 지는 상황이었으면 좋게 들리지 않았을 텐데.
욕심은 본능이다.
말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라고 해서 욕심이 없어진 건 아니다.
이해하려는 마음 때문에 조절할 수 있는 거였다.
언제 어디서든 경기하면
절대 내려놓을 수 없는 게 승부욕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