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부의 찰떡쿵
컴퓨터의 내 PC를 우연히 클릭하게 되었다.
녹색 안전 등이 아닌 빨간색 경고등이 막대 표시줄에 간당간당~
순간 겁이 덜컥 났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할까 봐.
이럴 땐 내편이 아니라 아들에게 도움 요청해야 한다.
사진 찍어 카톡으로 보냈다.
아들은 용량이 작아 그런 것 같다며 부품을 구매하여 우리 집으로 보냈다.
아들이 한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용량?
그동안 차곡차곡 곳간을 채우듯 저장하고 다운로드한 문서가 많았다.
버리는 걸 아쉬워하듯 지우는 것도 못하는 나.
"엄마, 제가 가기 전에 엄마가 필요한 문서 있으면 USB에 저장해 놓으세요."
아들의 말에 지나간 문서는 지우고 필요한 문서는 USB로 옮겼다.
혹시나 싶어 내 PC를 클릭하니 녹색불로 바뀌어 있다.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아들, 내 PC에 파란불 들어왔어. 문서 지우고 옮겼더니 빨간불이 꺼졌네. 이제 괜찮아."
"아니에요. 엄마가 그동안 사용하신 컴퓨터는 용량이 작은 거예요. 이번에 교체해서 늘려 드릴게요."
아들은 어제 우리 집에 왔다.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을 줄 알았다.
컴퓨터와 본체를 번갈아보며 탐색하는 아들.
혼잣말로 "아후~ 이거 왜 안되지. 돼야 하는데." 한다.
옆에서 알아들은 나는 솔직히 걱정하지 않았다.
"잘 안돼?"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요. 오늘 밤 안으로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제야 긴장감이 생기고 걱정되었다.
"그래? 안 되면 할 수 없지."
마음과 다른 말을 해놓고 혼자 있을 며느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들은 신중하게 다시 시도를 하였다.
"아~ 돼요. 됐어요."
말과 함께 마음속 걱정도 달아났다.
아들은 해결된 컴퓨터 본체 뚜껑을 닫으면서 물었다.
"엄마, 컴퓨터 켰을 때 카톡 소리 들리는 게 좋아요? 아니면 소리 꺼드릴게요."
"어떻게 끄는 건데. 그렇잖아도 시끄러웠는데 끄는 방법을 몰랐어."
아들은 천천히 자상하게
카톡 화면의 톱니바퀴인 설정에서 소리 안 나게 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고마워. 이제 엄마도 그건 알겠다. 어서 가. 엄마가 시간 뺏어서 미안해."
"아니에요. 해결돼서 다행이에요. 엄마는 컴퓨터가 놀이터잖아요. 용량 때문에 빨간불 켜지면 사용하실 때 불안할 것 같아요. 이번에 바꿔서 다행이에요."
"아들 덕분이야. 고마워."
만족하는 미소를 짓는 아들은 집에 가려 에코백을 들었다.
미리 준비한 멸치볶음과 땅콩조림, 감자조림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
"감사해요. 엄마. 잘 먹을게요."
"엄마가 더 고맙지. 이제 안심하고 쓸 것 같아."
"네~ 이제 마음껏 쓰세요. 또 이상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시고요."
의젓함에 든든한 아들이닷.
언제 이렇게 컸는지.
이제 아들을 의지하게 된 엄마가 되었다.
될 수 있으면 귀찮게 하지 않으려 하는데 컴퓨터 만은 그게 안된다.
아들은 그랬다.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다행이라고.
컴퓨터를 친구 삼아 지내는 엄마를 좋게 보았다.
하고 싶은 일이 없고 하는 일이 없으면
자식 향한 해바라기가 될 뿐이다.
내가 그렇듯이 아들과 딸에게 자유를 주고 싶다.
독립적인 자유.
인격체로서 존중하며 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