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부의 찰떡쿵
도서관에서 소은이에게 젤리 스틱을 받았다.
젤리를 보고 또 보다가 가방에 넣어 집에 왔다.
저녁 먹고 컴퓨터 바카라상에 앉았다.
문득 생각났다.
"여보, 도서관에 아이가 엄마랑 왔는데 나한테 젤리 줬어."
"젤리요? 그거 애들 먹는 거 아니에요?"
"그치. 아이들이 좋아하는 건데 나를 주네."
미주알고주알 젤리 받은 마음과 먹지 못하고 가져온 마음을 털어놓았다.
가방 안에 있는 젤리 스틱을 꺼내 내편에게 보여줬다.
"왜 안 먹었어요?"
"먹기 아까워서. 고마워서 못 먹겠더라고. 이거 먹어 봤어. 어린이집 근무할 때."
"그래요? 어디 줘봐요. 내가 먹으리다."
내편에게 젤리를 전했다.
처음 보는 젤리 스틱을 어떻게 먹는지 모르는 내편.
안경을 벗고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에긍~ 이리 줘. 내가 해줄게."
가위 자국이 난 곳을 잡아당긴 후 내밀었더니
신기하다는 듯 웃는 내편이닷.
"먹는 법도 몰라서 못 먹겠네요."
"그러니까 이런 것도 드셔 봐야지."
한 입에 쪽 빨아들이면서 먹는 내편.
먹는 법을 모른다는 말이 귀에 꽂혀 지름병이 강림했다.
사준다고 하면 반대할 내편이라서 내 맘대로 질렀다.
몰래 결제까지 마무리하고 모르쇠.
배송 문자가 왔다
"여보~ 저기 밖에 뭐 왔어. 당신이 가져 오슈."
"뭘 또 시켰댜~"
"당신 좋아하는 거."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알아요?"
"알지. 알지. 난 다 알지."
현관문을 열고 택배 상자를 본 내편.
"이거 뭐랴~"
구시렁거리며 들고 왔다.
"이거 상자 뜯어도 돼요?"
"그럼. 당신 건데. 뜯어 보슈."
"내참 또 뭘 시켰길래~ 이, 이게 뭐랴?"
"젤리. 당신 드시라고. 먹을 일 없으니까 일부러 드시라고 시켰지. 맛있다매."
"아이구~ 뭔 말을 못 하겠어요. 입 다물고 살아야지. 참."
"입 다물면 당신만 손해지."
"나도 시켰는디."
"뭘 시켜?"
"방울토마토 즙요. 당신 건강하라고요."
뭔가 살 때 꼭 허락받고 구입하던 내편이었는데
이번엔 내편한테도 지름신이 강림했나 보다.
할 말을 잃었다.
나를 위해 내편의 주머니를 털었다는데 큰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잘했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안 했다.
"건강하게 잘 드시고 운동해요. 운동. 이건 살도 안 찌는 거예요."
닮아 간다.
내편이 나를 닮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