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부의 찰떡쿵
점심을 먹고 우산을 펼쳐든 내편.
벚꽃길로 산바카라 갔다.
나무 그늘에서 우산을 접었다.
그늘을 벗어나자 쨍한 햇빛에 다시 우산을 펼친 내편이다.
"여보, 더워요. 이리 들어 오구려."
얌전히 우산 안으로 들어가 도란도란.
걸으면서 이야기 나누는데 머리를 약간 숙였다.
불편했다.
"여보, 우산 좀 높이 들어."
알아듣고 우산을 높이 드는 내편.
우산이 슬금슬금 다시 내려왔다.
내 머리만 우산 안에 넣고 따라가고 있었다.
"여보. 우산 좀 들라니까. 나는 당신보다 키 커. 샌들이 높아서."
"그래요? 나무에 걸릴까 봐 낮게 한 거예요."
"나무가 중요해 내가 중요해?"
말도 안 되는 질문에 어이없는 내편.
"아구~ 몰랐어요. 높이 들게요. 당신이 옆에서 걸어야죠. 뒤따라오니까 그렇죠."
"아니거든. 몸이 굽혀져서 불편하구먼. 머리에 자꾸 닿아서. 나 키 크다구."
더 높이 우산을 드는 내편은 급기야 항복했다.
"에잇~ 팔 아퍼. 나도 힘들게 들고 가고 있구만. 됐어요. 당신 쓰지 마요. 나 혼자 쓰고 갈 거예요."
"그려. 나 안 써도 돼. 아우~ 시원해. 아우~ 좋아. 뭐 굳이 같이 쓸 필요도 없구만."
우산 밖에서 자유를 얻은 나.
마음껏 자연 바람을 누리며 걸었다.
자외선에 얼굴이 까매지든 말든.
내편도 우산 들고 자유를 누리며 걸었다.
각자의 자유를 존중하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