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부의 찰떡쿵
점심때가 되어 오병이어 학사 식당에 갔다.
동글동글한 타코야끼 앞에 붙어 있는 문구.
<1인당 4개씩 부탁드립니다>
내편도 4개, 나도 4개를 옮겨 담아 탁자에 앉았다.
"네 개씩 부탁할 게 뭐 있어요. 그냥 가져가면 될 것을."
"학생들이 많이 먹어서 적당히 배분하려고 그러는 거겠지. 왜? 당신 더 드시고 싶어?"
"아뇨. 네 개를 뭐 하러 부탁하냐고요. 알아서 가져갈 텐데요. 아니면 '4개 이하로 가져가세요.' 하면 되죠."
"별걸 다 참견이여~ 4개 이하면 3개?"
눈을 꿈먹이는 내편은 생각 중~
"4개까지만.이라고 하던가요. 4개씩이라고 하지 말고요."
또 꼰대 납셨다. 또 따진다.
"난 상관없어. 네 개 가져왔으니까. 문구야 뭐라 쓰든 뭔 상관이야. 그냥 먹으면 되지."
슬며시 타코야끼 두 개를 내편 식판에 옮겼다.
"아니, 뭐예요? 당신도 나한테 두 개를 부탁하는 거예요?"
"엉? 부탁?"
엉뚱한 질문에 웃음이 나왔다.
"당신이 두 개 옮겨 놨잖아요. 그러니께 부탁한 거죠."
"주면 그냥 드시면 되지. 뭘 부탁이야~"
"저기 써있잖아요. 부탁이라잖아요."
"그려. 부탁이니까 그만하고 그냥 드셔."
"다음부터는 당신 거는 당신이 들어요. 나한테 부탁하지 말고요. 알았쇼?"
"나 참 내. 좋아할 것 같아서 덜어줬더니 말이 많으시네."
"당신 몫은 당신이 드셔야지. 왜 나한테 부탁해요."
"당신 밖에 부탁할 사람이 없네. 맛있게 드슈."
내가 잘 먹고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거절하는 내편이닷.
내편이 좋아하는 음식이라는 걸 아는 나는 4개를 가져와 반을 덜어 주었다.
아니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