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 버린 모자

은퇴 부부의 찰떡쿵

by그님

강렬한 햇빛을 피해 산으로 갔다.

모자 쓴 내편은 땀이 나는지 모자를 벗었다.

"에이~ 지난번 모자를 잃어버리지 말았어야 하는디."


혼잣말에 대꾸를 했다.

"똑같은 거 다시 사줬잖아. 어때서 그래."

"지난번 것이 더 좋았어요."

"같은 제품인데."

"그래도 그게 더 좋았어요."

처음 사용하는 것에 애착을 갖는 내편.

기억에서 멀어질 만하면 습관처럼 말하였다.

어쩌면 잘 챙기지 못한 자신을 탓하는 말이었다.


"또 잃어버려~"

"뭘 또 잃어버려요. 이거라도 잘 써야죠. 그래도 당신은 안 잃어버릴 거예요."

뜬금없는 말에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다.


"뭐? 말이여 방귀여~"

"당신은 잃어버리지 않게 내가 꼭 지킬 거예요."

모자 이야기에 왜 나를 지킨다는 말을 하는지 웃음이 나왔다.


그냥 지나갈 내가 아니다.

"나는 잃어버려도 돼."

눈을 크게 뜨고 큰 목소리로 말하는 내편.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당신은 내꺼니께 절대 안 잃어버려요."


한 번 더 어거지 소리를 해보는 나

"잃어버려도 된다니까."

"누구 좋으라고 잃어버려요?"

"나 좋으라고."

"난 안 좋으니께 당신 잘 지켜줄 거예요. 당신은 나만 믿어요."

"그건 임영웅 가수 노랜데."

"그러거나 말거나 당신은 내가 지켜줄 거예요. 끝까지."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나.

작가의 이전글야채 라면 싫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