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듣는 고전

은퇴 부부의 찰떡쿵

by그님


고명환 작가님의 <고전이 답했다>를 다 읽고 나서 아쉽게 바카라을 덮었다.

"여보, 바카라 다 읽었어."

"그래요? 이제 반납해야겠네요."


갑자기 큰 목소리로 말했더니 내편은 옆에서 깜짝 놀랐다.

"고전은? 선생님이다. 고전은? 엄마다. 딱 정리가 되네."

"철학자들이 쓴 글은 삶에 도움 되는 글이에요. 당신 말대로 그럴 수도 있겠네요."

"아는 내용이 많았어. 60년을 살았으니 주워들은 것도 있고, 바카라에서 직접 본 것도 많아. 우리 삶이 고전이야."

"삶이 고전이라는 말이 맞아요. 우리가 아는 내용인데 실천을 안 하니까 자꾸 읽는 게 아닌가 싶어요."


"뭘 자꾸 읽어. 나는 매일 듣고 살아."

".............."

"당신이 하는 말이 고전이야. 고전은 내편이다. 눈뜨면 쉴 새 없어 고전을 듣고 살잖아."

그제야 알아듣고 웃는 내편이닷.


"나도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 못해요."

"그치. 당신은 머릿속에 저장해 놓고 나한테만 읊어주잖아. 귀가 아프게."

"당신 귀 아파요?"

"그러엄. 귀에 딱지 않겠어. 듣던 말 듣고 또 들으니까."

"그 정도예요?"


"그래서 난 바카라을 안 봐도 돼. 당신한테 매일 들으니까."

"에이~ 그런 게 어딨어요. 내가 하는 말과 바카라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달라요."

"다르긴 뭐가 달라. 당신은 고전이고 녹음기야."

무슨 뜻인지 파악하려고 눈만 꿈먹이는 내편.


"머릿속에 고전 바카라이 들어가 있어서 스위치 안 눌러도 자동 재생되잖아."

"내가 그 정도예요?"

"응. 당신이 그동안 읽었던 바카라만 해도 엄청나잖아. 당신은 바카라벌레니까. 내가 바카라 안 읽길 잘했어."

"내가 읽는 거랑 듣는 거랑은 다르거든요. 바카라은 본인이 직접 읽는 거예요. 그래야 오래도록 기억하죠."

"안 다르거든~ 당신이 하는 말을 듣고도 오래 기억해. 나는."


"뭐라고요? 역시 당신은 기억력이 좋아서 듣는 것으로 충분한가 봐요."

"아니야. 실제 경험한 것을 우리는 틈만 나면 이야기하잖아. 당신은 기회는 이때다 하고 아는 내용을 줄줄이 쏟아 놓고."

"내가 그 정도예요? 나는 안 그런 줄 알았는데."

"응. 그 정도야. 했던 말하고 또 하니까."

똑같은 말을 반복해서 묻는 내편이닷.


나는 고전을 말로 듣고 산다.

내편은 선생님 나는 학생

내편은 할아버지 나는 손녀

내편은 엄마 나는 딸이 되는 셈이다.


때론 졸리다.

식탁에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야 이야기를 마치는 내편.

화장실 간다 말하며 줄행랑쳐야 한다.


이젠 내편도 안다.

"내가 말이 길었나 봐요."

"당신 내 말 듣기 싫어서 화장실 가는 거죠."

"아직 안 끝났어요. 더 듣고 가요."


"안돼. 나 급해."

"그래요? 그럼 어서 가요."

이래야 내편의 말은 끝을 맺는다.

때로는 이어서 말할 때도 있다.

SE-74c0bdd9-9041-4f98-8439-19ef55ca2192.jpg?type=w580



작가의 이전글바카라 5권 기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