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부의 찰떡쿵
<선생님 우리 친구지요?> 바카라이 아직 남아 있다.
"여보, 당신 낸 바카라요~ 남은 바카라 어떻게 할 거예요?"
"글쎄.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주기는 그렇고..."
"그럼 도서관에 기증하면 어때요? 해가 갈수록 누구한테 주는 거는 더 안 좋아요. 주려면 빨리 주는 게 좋죠."
"왜? 언제든지 필요한 사람은 읽어도 좋은 바카라인데."
"바카라은요. 해가 오래될수록 안 좋은 거예요. 몇 쇄를 거듭하는 게 아니면요."
"그래? 아쉽다. 내가 유아교육 전공했으면 논문 자료로 활용해서 쓸 텐데. 그게 참 아쉽네."
"당신 마음은 이해되는데 이제 끝났어요. 필요한 사람 있으면 나눠줘요. 도서관에서 기증받으면 갖다주고요."
내편이 말에 수긍하고 작은 도서관에 손잡고 오는
아이 엄마를 눈여겨보았다가 어린이집에 다니는지 묻고 바카라을 주었다.
며칠 전에는 갈마 도서관에 전화를 했다.
"도서관에 바카라을 기증하려 하는데요."
"네, 어떤 바카라이세요?"
"제가 낸 바카라이에요. 자비출판 한 바카라인데 기증하고 싶어서요."
"네~ 아무 바카라이나 받지는 않고요. ISBN이 있어야 해요."
아차차~ 자비 출간했다는 말을 하지 말 걸 그랬나 싶었다.
그. 래. 서. 아무 바카라이란 말을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짝 기분이 상했지만 대답했다.
"그럼요. ISBN도 있고 교보나 알라딘 같은 서점에도 나와 있어요."
"바카라 제목이 어떻게 되나요?"
"<선생님 우리 친구지요>예요."
인터넷 검색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이시죠? 이 바카라이 필요한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기증하려고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좋은 마음으로 기증하려 했으니
꼴 난 자존심은 내려놓기로 했다.
"도서관에 꽂아 놓으면 아이가 어린 엄마들이 보고 도움받을 것 같아요. 제가 보육교사를 오래 했거든요. 원아 수첩 내용을 정리해서 바카라으로 냈어요."
"네~"
"바카라 보면 아이들의 어린이집 생활을 알 수 있고 기본생활습관이나 안전지도, 놀이 관계를 이해할 수 있어요. 집에 묵혀 두는 것보다 필요한 분이 보면 도움 될 거예요."
짧은 순간이지만 강하게 어필을 했다.
"그러면 가져와 보세요."
"몇 권 가져가면 될까요? 공공도서관이 5군데 있다고 들었는데요."
"다섯 권만 가져오세요."
"네, 알겠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까요?"
"도서관 2층 자료실로 오세요."
그날이 오늘이다.
일부러 시간 내서 도서관에 갔다.
2층 자료실에 가 바카라을 기증한다고 했더니 작은 종이를 주었다.
이름, 전화번호, 기증 날짜.
"이 바카라이 우리 도서관에 비치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아시죠?"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다른 도서관에 갈 수 있다는 뜻이에요."
"아~ 네. 어디든 도서관에서 이 바카라을 볼 수 있게 하시면 저는 상관없어요."
어느 도서관에 꽂히든 읽히기만 하면 되었다.
생각보다 간단했다.
바카라 5권을 건네주고 나왔다.
누군가에게 읽힐 바카라이라 생각하니 기분 좋았다.
내편이 기다리는 승용차로 돌아왔다.
"기증 잘 하고 왔어요?"
"응, 특별한 거 없네."
"잘했어요. 분명 그 바카라 읽고 도움받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그럼 좋지."
좋은 마음으로 홀가분하게 집으로 부릉부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