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택배기사

은퇴 부부의 찰떡쿵

by그님


네이버 쇼핑에서 더치커피를 주문했다.

택배사에서 배송 문자가 오후 1시 35분쯤 왔다.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라고.

보낸 문자에서 2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다.


더치커피라서 오전에 배송되었으면

냉장고에 넣어 놓고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컸다.

'그럴 수도 있지' 생각하고 도서관 봉사하러 나왔다.

로비층으로 내려가니 택배 차가 마침 도착해 정차했다.


반가운 마음으로

"대○○운 택배사에요?"

"네? 네~"

"9시에서 11시에 배송된다고 문자 왔는데 늦었네요."

"지금 나왔어요."

"문자를 먼저 보내신 거예요?"

"지금 나온 거라니까요."


기분이 안 좋은 듯 대답하는 말이 곱지 않았다.

더 물어봤자 따지는 말로 들릴 것 같아

"아~ 네, 잘 부탁드립니다."

"네."

듣는 둥 마는 둥 트럭의 뒷문을 열면서 짧게 대답해 주었다.

그걸로 만족하고 도서관으로 갔다.


나는 나대로 살짝 아쉬웠다.

'시간 약속을 잘 지켰다면 커피를 냉장고에 넣어 두고 왔을 텐데'라고.

요즘 날씨가 더워 조금이라도 빨리 넣어두면 좋았겠다는 마음으로.

이미 늦었다.

마음을 접었다.


도서관 봉사 3시간 30분이 흐른 뒤 집에 가니

현관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는 커피 상자.

들고 들어가 포장을 뜯은 후 바로 냉장고에 넣었다.


냉장고 안에 있는 더치커피를 내편이 보았다.

"여보, 저거 또 주문했어요?"

"응. 이번엔 예가체프로 주문해 봤어. 지난번엔 수프리모야."

"집에 있는 커피 먼저 다 먹고 주문하지 그랬어요."

핀잔 같아서 순순히 대답했다.


"그러게. 다음엔 드립 커피 먼저 내려 마시고 시킬게."

"유통 기한이 있으니까 집에 있는 커피 먼저 내려 먹고 시키는 게 좋겠어요."

"알았슈~ 근데 택배 도착 문자가 먼저 오고 커피는 늦게 왔어."

미주알고주알 내편에게 속 시원하게 말해 버렸다.


"여보, 대답이 퉁명스럽게 느껴지면 더 묻지 말아요. 계속 말 붙여봤자 돌아오는 대답은 친절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니까요."

"그런 것 같아. 보낸 문자 시간을 지키지 않아 아쉬워서 말했어."

"배달하느라 정신없이 바빠서 오전에 보내고 오후에 배송했나 봐요."

친절하게 나를 이해시키는 내편이닷.


택배 기사 잘못이라고 굳이 따질 생각은 없었다.

핸드드립 커피가 있는데 더치커피를 주문한 것을 두고

일과 중에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한번 더 당부하는 내편이다.


내 생각이 짧았다.

유통기한이 있으니 집에 있는 커피 먼저 마셔야겠다.

내편 말이 맞다.

근데 커피맛이 쓰고 진하다.

마음이 쓴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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