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부의 찰떡쿵
오병이어 학사 식당에 갔다.
행사가 있었는지 외국인 학생들이 줄을 섰다.
나도 뒤따라 줄을 섰는데 흑인 학생이 내 옆을 지나가다 살짝 부딪혔다.
"sorry~"
저절로 나왔다.
점심값을 계산하고 식판을 꺼냈다.
백인 여학생이 내 옆에 다가와
"Excuse me."
눈치를 보니 숟가락을 가져가겠다는 걸 알았다.
대답 대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뒤에 있던 내편이 한 마디.
"말을 해야죠. 대답요."
"뭐라고 해? No problem이라고 해야 하나."
"You're welcome이라고 하면 되죠."
괜히 자존심 상하는 건 뭐지 싶어 대꾸했다.
"됐어. 고개 끄덕였잖아. 그럼 됐지. 계속 대화할 것도 아니고."
"잘 했어요."
별 것도 아닌데 꼬집어 주는 내편.
틀린 걸 바로 잡아주려는 강한 의지가 이런 때 보인다.
내가 말한 No problem 도 맞다는 생각인데 굳이.
"적당하게 대답해 주면 좋죠."
"그럼 당신이 대답하지 그랬어."
나도 반박했다.
"나한테 Excuse me 한 게 아닌데 내가 대답해요?"
"나 혼내니까 그렇지."
"난 당신 혼낸 게 아니에요. 바르게 말할 수 있게 알려 준 거죠."
"그게 그거지. 자주 쓰는 영어도 아니고."
"그래요. 알았어요."
내편도 말꼬리를 내렸다.
고맙지만 난 이미 고개를 끄덕여 대답을 했다.
꼭 말로 표현해야 하나~
만국 공통어 보디랭귀지가 있는데.
오늘만큼은 나는 학생, 내편은 선생님이닷.
우체국에 봉사 간 내편에게 카톡이 왔다.
자기도 헷갈려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내가 한 말이 맞다고.
영어를 사용하지 않으니 잊어 버린다고.
나이가 들면 자주 사용하는 언어라도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다.
단어조차 기억나지 않을 때가 늘고 있다.
그래도 찾아서 정확하게 짚어보는 내편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