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전국 기타 사랑 연주회

은퇴 부부의 찰떡쿵

by그님


며칠 전 이틀 동안 비가 내려 염려했다.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토요일은 구름 낀 날씨라 살짝 안심했다.

아침 먹구름이 오가는 걸 보고 혹시 비가 내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점점 밝은 햇빛이 세상을 빛나게 했다.


기타 연주회 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내편의 기분은 이미 하늘을 날고 있었다.

아침 일찍 현수막을 붙이려 갑천 생태호수 공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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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콜텍 문화 재단에서 기타 동호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경연 대회가 있었다.

내편의 기타 모임은 5명.

개인 교습과 같을 정도로 인원은 적지만 알차게 배우던 중

온라인 경연 대회 소식을 듣고 연습에 연습.


연습했지만 영상 찍을 사람이 없다고 해서

어설픈 실력인 나에게 내편은 부탁했다.

"여보, 부탁이 있는데 기타 연주회 영상을 좀 찍어줬으면 좋겠어요."

"그건 전문가를 불러야지. 난 초보야. 초보."

"아니에요. 당신 정도면 돼요. 믿을게요."


영상 찍을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기타 동호회 연습실에 가 내 맘대로 영상을 찍었다.

집에 와서 편집했더니 유튜브에도 올려 달라고 했다.

겨우 200명 수준의 내 유튜브 영상에 댓글이 많이 달린 건 처음이었다.

당분간 얼떨떨한 기분으로 지냈다.


한참을 잊고 지내던 중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여보, 온라인 경연 대회에서 상 받았어요."

"엉? 뽑힌겨? 잘했다고?"

"그런가 봐요. 특별 장려상 받았어요. 당신이 영상을 잘 찍어줘서 뽑힌 것 같아요."

예쁘게 말을 전하는 내편의 마음은 들떠 있었다.


그동안 기타를 계속 배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던 내편이었기에

장려상의 기쁨은 내편의 의욕을 상승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어 경연 대회 수상팀의 기타 발표회를 계획하고 연습을 시키는 선생님.


기타 선생님은 80세가 넘었는데도

기타에 대한 열정이 많아 여러 곳에서 기타를 가르치는 분이셨다.

기타를 전공한 분이 아니라고 들었다.

취미생활에 도를 넘어 가르침을 주게 되신 분인데

열정 덕분에 능력을 갖춘 분이셨다.


기타 발표회를 앞두고 연습에 연습을 하는 내편.

날이 갈수록 부담 되는지 선생님을 탓했다.

"그냥 가르쳐 주기만 하면 되는데 발표회 한다고 연습시키니 자꾸 일이 늘어 힘들어요."

투정아닌 투정을 부리는 내편의 아이같은 모습이 귀여웠다.


"그래? 발표회가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연습해야 하니까 좋은 거네."

"난 안 좋아요. 내가 잘 치면 자신감 붙어 좋은데 못 치니께 부담스러워요."

"그래서 발표회를 하시는 거야. 동호인들 연습하라고."

눈을 꿈먹이는 내편.


"그렇겠네요. 어쩔 수 없이 해도 연습은 꼭 해야 하니까 늘긴 하겠어요."

"그러엄. 선생님의 큰 그림이야."


아르페지오가 뭔지 잘 모르지만 조금씩 터득하고 있는 내편이닷.

똑같은 곡을 연주하면서 노래 부르는 내편.

듣고 듣고 또 듣는 나.

듣기만 해도 좋다.

발표할 곡이 4곡이나 되니 더 좋다.


전국에서 대전 갑천 생태호수 공원에 모였다.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계획되어 있었는데 한 시간을 훌쩍 넘겨 5시에 마쳤다.

여전히 나는 동영상 촬영을 했다.


따가운 햇빛이 강하게 나의 팔을 쏘는 것도 모르고 즐겁게 했다.

집에 와서야 햇살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게 되었다.

따끔거리고 열이 났지만 기분 좋았다.


즐겼다.

하루가 맑고 상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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