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부의 찰떡쿵
아무리 완벽한 것을 추구해도 허당인 것을~
마음으로 노력하지만 안되는 게 있어야 사람 냄새가 난다.
내편이 그렇다.
탁구장에 다녀온 내편.
신발 한 짝을 벗고 또 한 발을 벗어 디딜 때 보았는지
"아구~ 양말이 짝짝이네요."
"뭐라고? 양말이 왜 짝짝이야?"
"나도 모르겠어요. 신발 벗고 보니께 짝짝이에요. 이것 봐요."
보라고 말하지 않아도 보려고 했다.
먼발치에서 본 양말이 하얗다.
"똑같은 하얀 양말이네."
"자세히 봐요. 서로 무늬가 다른 거예요."
돋보기를 끼고 가까이 가서 보니 정말 짝짝이었다.
"으하하~ 당신이 짝짝으로 신을 때도 다 있네. 괜찮아~ 탁구장에서 신발 벗고 치지 않잖아."
"당연히 신발 신고 치죠."
"그럴 수도 있지 뭐. 그것도 패션이야."
"그렇긴 해요. 요즘은 일부러 짝짝 신고 다니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이쯤 되면 많이 너그러워진 내편이다.
"내가 볼 땐 확실하게 다른데 어떻게 짝짝 신고 나가지?"
"무슨 정신으로 이렇게 신었는지 나도 모르겠어요."
"바빴나 보네. 흰색이니까 대충 신고 나갔겠지."
"그런가 봐요. 자세히 보지도 않고."
실수 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나 보다.
어쩔 수 없다는 체념과 함께 혀를 끌끌 차는 내편이닷.
"가만있어 봐. 증거를 남겨야 돼."
"뭘 남겨요. 또. 또."
핸드폰을 들고 와 사진을 찍었다.
"찍으려면 제대로 찍어요."
벌렸던 발을 다소곳이 모아주는 내편.
"당신 기사감 생겨서 좋죠?"
"그럼 좋지. 실수가 귀엽잖아."
"신랑 양말 짝짝 신은 걸 보고 귀엽다니 참내."
"한 번 더 짝짝 양말 신어."
"뭐라고요?"
"하얀 양말 두 켤레잖아. 세탁하려면 한 번 더 짝짝으로 신어야지."
내 말에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내편이닷.
"안 신어요. 그냥 이거 세탁한 후에 맞춰 신을 거예요."
"고뤠~ 그러시든지."
나의 웃음은 내편까지 웃게 만들었다.
세월이 갈수록 무뎌지는 마음.
'그럴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여유가 생긴 내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