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봉 먹고 어떻게 알아요

은퇴 부부의 찰떡쿵

by그님

아침 온도는 10도인데 한낮 기온은 28도.

차 안에 있으니 찜통더위다.


"여보, 이비인후과 문 닫았으려나요?"

"지금 몇 시여~ 점심때 지나서 닫았을걸. 왜?"

"목이 좀 이상해요."

"감기여? 그럼 병원 가야지."

"뭐 그냥 조금 아픈 것 같아요."


아프면 아픈 거지 아픈 것 같다고 하는 내편.

말로 표현할 정도면 아픈 거다.

바로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이비인후과는 진료 종료다.

건너건너 옆 건물에 있는 내과를 검색하니 3시까지 진료 확인.


"여보, 내과는 3시까지야. 병원 가서 진료받아."

"참을 만해요. 내과는 안 가던 병원이라...."

"안 가던 병원이라도 아프면 가야지. 내일 일요일인데 더 아프면 어쩌려고."

"알았어요. 병원 가리다. 가야 할 것 같아요."


병원에 다녀온 내편은 저녁 먹고 약 복용.

"여보, 약 먹었더니 아주 좋아요. 당신 덕분이에요."

"약 효과가 좋은가 보네. 거봐. 다녀오길 잘했지?"

의기양양해진 나는 우쭐한 마음이 들었다.

내편이 아프면 괜히 심란해진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떤지 물었더니 시큰둥~

"여보, 감기 괜찮아?"

"그냥 그래요. 겨우 한 봉 먹었어요. 한 봉. 한 봉 먹고 어떻게 알아요. 아침 약도 안 먹었구만."

"안 좋은가 보네. 그렇게 말하는 거 보니께."


어제 저녁에 좋아졌다고 해서 더 좋아졌을 거라 믿고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이 퉁명스럽다.

몸이 아프면 대답이 곱지 않다.

그럴땐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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