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부의 찰떡쿵
편성준님의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바카라을 읽고
남편과의 에피소드를 쓴 이웃이 있었다.
누구나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실수담은 재밌다.
나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떠올리며 공감하고 웃게 되었다.
편 작가님은 실수담이 많은 사람이 부자다.
반듯한 모범생이나 재미없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실패담이 없다고 한다.
어쩌면 인간미도 적을 것 같다.
참 이기적이게도 나 또한 완벽을 추구했던 사람이라
실패와 실수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실패와 실수를 안 한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그래서 인생이 재미없었던 건 아닌가 싶다.
실패와 실수담을 글로 쓰는 것은 더욱 안된다 생각했다.
지금은...
실패도 좋고 실수도 받아들여 글감으로 녹여낸다.
잘 쓰고 못쓰는 건 중요하지 않다.
모든 사람들이 흔히 하게 되는 실패와 실수에 대한 글에 공감하면 그뿐이다.
그래서 글을 쓴다.
글을 쓰면서 웃는다.
솔직하게 쓰고 내 관점에서 나의 생각을 쓰고 나면 마음이 후련하다.
남편이야 어찌 되었든 말이다.
더 웃긴 것은 남편이 내 글을 즐긴다는 사실이다.
타박하고 창피하다고 말했다면 못썼겠지만
재미있어하며 계속 쓰라고 하는 남편의 말에 힘입어
가감 없이 내 관점에서 글을 쓴다.
나를 위한 배려인 것 같다.
편 작가님 부부와 비슷한 게 있다면
틈만 나면 우리도 이야기를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한자리에 앉아 2~3시간 대화 나누는 부부가 얼마나 될까 싶다.
무슨 철학자도 아니면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며 나눈다.
그러면서 성찰이 이루어질 때가 많다.
어떤 일이든 일이 생길 때마다 의논하는 것도 비슷하다.
실수했을 때 타박보다 금방 인정하게 된다.
뭔 말을 하든 마음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어 좋다.
집안일도 마찬가지다.
서로 정해 놓은 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아무나 하면 된다.
딱 한 가지. 반찬만 내가 만든다.
나는 '따로 또 같이'가 좋다.
나는 나대로 취미생활을 즐기고
남편은 남편대로 탁구와 기타, 봉사를 즐긴다.
퇴직하기 전부터 간섭했던 나의 취미생활.
이젠 간섭하지 않고 인정해 주는 남편이 되었다.
그러니 나도 별 불만이 없다.
남편하고 사는 게 재미있고 허당 같은 실수도 충분히 받아 줄 수 있다.
정말, 진짜 꼰대 같은 남편이 변해서 더 즐겁다.
아재 개그든, 농담이든.
받아들이고 받아치는 남편이 되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이 되어 나와 함께 웃는다.
어쨌든 편 작가님의 바카라을 보고
나도 계속 내 글을 써야겠다는 방향성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
평론해 주는 사람이 없어 이대로 글을 써야 하나 망설였는데
이젠 내 식대로 글을 써도 되겠다는 마음이다.
글이 뭐 별거 있나 편하게 쓰면 되지 싶다.
바카라을 읽다 보니 사람마다 글 쓰는 스타일이 다르다는 걸 알았다.
흐름과 문체가 똑같을 필요가 없다.
나만의 새로운 스타일을 탄생시켜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나의 글쓰기는 남편과의 일상.
어쩌면 은퇴 후 남편 관찰기가 될 수 있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면서
정답 없는 소소한 일상에
이웃이 공감하고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