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로 좋은 사람인지 확인하는 방법

모두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 칭하지만, 만날 사람은 왜 줄어드는가

byQuat


유독 인간관계가 맘처럼 잘 풀리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 별 것 아닌 걸로 가족이나 연인, 친한 친구와 심하게 다투고 난 후 시간이 조금 지나면 머릿속엔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어쩌면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걸까?' 화가 난 순간엔 모든 게 상대방 때문인 것 같지만, 감정이 식고 나면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게 다 내 잘못'이란 걸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잘잘못을 따졌을 때 나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내가 그렇게 행동한 것도 다 누구 때문인데"라며 또다시 상대 탓을 하며 분노를 되새김질하는 자신을 마주할 때, 우리는 또 다른 의문을 가지게 된다. "나는 정말로 좋은 사람일까?"






스스로를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판단하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일단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나에게 달려 있다는 것부터 문제가 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미루어 보았을 때 나는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 당당하게 칭하는 사람들 중 정말로 괜찮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굳이 자기 자신에 대해 혹평을 할 필요는 없지만 요즘은 스스로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그것을 '자존감이 높다'라고 여기는 이들이 많아진 것처럼 보인다. 본인의 입으로 "나 꽤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주변 사람들에게서 그런 인정을 받지 못한 데서 오는 결핍을 충족하기 위한 행동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로 좋은 사람일까? 이것 또한 반드시 정답이란 법은 없다. 왜냐하면 '좋은 사람'이라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신을 포함한 가까운 사람들 모두가 술 마시는 걸 좋아한다면, 그들에겐 '술을 즐기는 사람'이 좋은 사람의 기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 그 사람들을 본다면, 그들 전체가 썩 좋아 보이진 않을 것이다. 이렇듯 자신이 속한 집단의 사람들이 가진 좋은 사람의 기준에 따라 "넌 좋은 사람이야"라는 말을 들어볼 수도, 듣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나이를 먹으면서 더욱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자신이 생각하는 바와 정반대의 말을 필요에 따라 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헤어진 남자친구를 욕하는 친구의 앞에서 "그런데 너도 잘한 건 딱히 없잖아"라고 말하는 여자는 거의 없다. 헤어진 사유에 친구의 비중이 더 크다는 걸 알아도 "다음엔 더 좋은 남자 만날 수 있을 거야"라며 위로해 주는 것이다. 자신보다 더 돈을 많이 버는 친구가 밥을 사는 자리에서 스스로를 과하게 뽐내는 친구의 언행이 역겨울지언정 "네가 많이 고생했네"라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주기도 한다. 결국 자신의 비위를 잘 맞춰주는 사람들만을 곁에 둔 채, 그들로부터 반강제로 들은 칭찬만으로 자신을 정말로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하기엔 의심의 여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정리해 보면 내가 정말로 좋은 사람인지는 스스로의 확신만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관계에서 내게 얻을 것이 많거나 나를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 절친의 말도 완전히 신뢰할 순 없다. 나와의 관계에서 잃을 것이 전혀 없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 중 자신과 '좋은 사람에 대한 기준'이 비슷한 이들이 해주는 말들이야말로 그나마 가장 믿을만하다 볼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이와 상반된 사람들이 하는 무례한 말들은 흘려보내면 그만이다.



몸이 건강해지기 위해선 의식적으로 하기 싫은 것들을 해야 한다. 쉬는 시간을 줄여 고통스럽지만 운동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맛있지만 달고 짠 음식보단 맛이 없더라도 싱거운 음식들을 섭취해야 한다. 나는 관계에서도 건강해지는 법칙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넌 좋은 사람이야", "너 정도면 괜찮지"라는 말은 언제나 듣기 좋다. 하지만 그런 말에 익숙해지다 보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기 쉬워진다. 타인이 하는 칭찬은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이유 없는 비난은 흘려보내며, 보다 객관적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 그 과정을 기약 없이 반복하는 사람이 우리 모두가 되고 싶어 하는 정말로 좋은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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