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음악을 하나, 둘, 셋, 네 번을 세고 다시 하나로 돌아오면 한 마디가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마디가 네 개 모이면 네 마디가 되고, 네 마디가 두 번 이어지면 여덟 마디가 됩니다. 이 방식은 많은 음악을 들을 때 아주 유용합니다.
1 2 3 4 로 세었을 때 자연스럽게 세어지는 것은 음악이 어디서 출발하고, 어디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지 느끼기에 가장 익숙한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를 더 알아두면 좋습니다.
모든 음악이 네 번씩 세어지지는 않습니다.
어떤 곡은 아무리 1 2 3 4 를 붙여보아도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분명히 일정한 박이 있는데, 네 번째까지 세기 전에 이미 음악이 한 바퀴 돈 것처럼 들릴 때가 있어요. 반대로 여섯 개의 작은 움직임이 들리는데, 몸은 크게 두 번만 흔들고 싶어지는 음악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세는 사람이 틀렸다기보다, 음악이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음악에는 네 번 세는 흐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음악은 셋으로 걷고, 어떤 음악은 여섯 칸을 지나가지만 크게는 둘로 흔들립니다.
먼저 우리가 익숙하게 세어온 네 박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1 2 3 4 | 1 2 3 4
이렇게 세는 음악은 걸음이 비교적 반듯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을 줍니다. 하나에서 출발하고, 둘과 셋을 지나, 넷에서 한 번 정리된 뒤 다시 하나로 돌아옵니다.
발을 일정하게 밟기 좋고, 네 번째 박 뒤에 다시 첫 자리로 돌아오는 감각이 분명합니다. 팝, 록, 발라드, 펑크, 디스코, 재즈 스탠더드 등 우리가 자주 듣는 음악 상당수가 이 감각 위에서 움직입니다.
문제는 네 번이 잘 맞지 않을 때입니다.
네 번째 박까지 기다리면 음악이 이미 지나간 것 같거나, 반대로 첫 박을 다시 잡으려 할 때마다 조금씩 밀리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이때 억지로 1 2 3 4 를 유지하면 음악이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럴 때는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내가 박을 못 찾는 걸까?”가 아니라,
“이 음악은 네 번 말고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걸까?”라고 생각해보는 겁니다.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다른 감각은 셋으로 세어지는 음악입니다.
1 2 3 | 1 2 3
이렇게 세면 네 박 음악과는 몸의 움직임이 달라집니다. 네 박 음악이 반듯하게 걷는 느낌이라면, 셋으로 움직이는 음악은 살짝 원을 그리며 도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첫 박에서 몸이 내려앉고, 두 번째와 세 번째 박이 그 뒤를 따라 흐릅니다.
강 약 약, 강 약 약
왈츠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왈츠는 첫 박이 비교적 분명하게 느껴지고, 두 번째와 세 번째 박은 그 첫 박을 따라 움직입니다. 그래서 셋으로 움직이는 음악은 앞으로 똑바로 걷는다기보다, 한 걸음 내딛고 몸이 살짝 돌아 나오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꼭 클래식 왈츠만 이런 것은 아닙니다.
포크, 오래된 팝, 일부 재즈 발라드, 영화음악, 뮤지컬 넘버에서도 셋으로 도는 흐름은 자주 나타납니다. 장르보다 중요한 것은 몸이 어떻게 따라가지는가입니다.
악보에서는 이런 흐름을 3/4 박자로 적는 경우가 많지만, 3/4라는 이름을 먼저 외우지 않아도 됩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1 2 3이 반복된다면, 그 감각을 먼저 익혀두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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