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그냥 듣던 노래를 한번 더 듣는 법

막연히 좋았던 순간을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기

by파비앵

좋아하는 노래를 듣다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왜 여기서 갑자기 더 좋아지지?"
"방금 들었던 부분이 다시 나온 것 같은데?"
"악기가 많아진 것 같지는 않은데 왜 분위기가 커졌을까?"


느낌은 분명하지만, 막상 무엇이 달라졌는지 설명하려면 쉽지 않습니다. 용어도 잘 모르니까요

보컬이 높은음으로 올라간 것인지, 드럼이 바뀐 것인지, 새로운 악기가 들어온 것인지 잘 구분되지 않습니다. 그냥 “여기부터 좋다”라고 말하고 다음 노래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음악은 그렇게 들어도 충분히 좋습니다. 잘못된 게 아닙니다.

좋아하는 노래를 반드시 분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코드 이름을 몰라도 감동할 수 있고, 악보를 읽지 못해도 멜로디를 기억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번쯤 이렇게 들어볼 수는 있습니다.


"이 순간에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이 질문 하나가 평소 듣던 음악을 조금 다르게 만들어줍니다.




음악을 분석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음악 분석’이라고 하면 먼저 어려운 악보와 화성학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음표를 읽고, 코드 이름을 맞히고, 전문용어로 곡을 설명해야 할 것처럼 느껴집니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다면 시작하기도 전에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하려고 하는 분석은 조금 다릅니다. 음악을 들으며 변화를 발견하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 보컬이 시작되거나 드럼소리가 들려옵니다.

• 아까 들었던 것 같은 멜로디가 뒤에서 다시 나옵니다.

• 기타가 낮은음에서 높은음으로 올라갔습니다.

• 악기들이 갑자기 멈췄다가 다시 연주합니다.


이 정도만 알아차려도 이미 음악을 분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확한 코드 이름을 몰라도 됩니다. 악기의 연주법을 자세히 알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먼저 듣고, 달라진 부분을 찾고, 그 변화가 곡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음악 분석은 정답을 맞히는 시험이 아닙니다.

반복되는 것과 달라지는 것을 발견하고, 그 이유를 자신의 말로 설명해 보는 과정입니다.


지금 듣고 있는 노래로, 또는 평소 자주 듣는 노래 한 곡을 떠올려봅니다.

곡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들을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 30초만 들어도 충분합니다.

노래를 재생한 뒤 다음 세 가지만 생각해 봅니다.

• 보컬은 언제 시작되었는지• 가장 먼저 들린 악기가 무엇인지• 처음 30초 안에서 분위기가 달라진 순간이 있었는지




정확한 시간을 적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처음에는 기타만 들렸는데 나중에 드럼이 들어왔다.”

“보컬이 시작되기 직전에 짧은소리가 한 번 나왔다.”

“비슷하게 반복되다가 갑자기 소리가 커졌다.”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지금까지 하나의 덩어리처럼 들렸던 음악을 조금씩 나누어 듣기 시작한 것입니다.

음악이 바뀌는 순간을 발견했다면, 다음으로 궁금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그 변화는 언제 일어났을까?”


이때 필요한 것이 박과 마디입니다. 음악에 맞춰 손가락이나 발을 일정하게 움직입니다.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


처음에는 중간에 놓칠 수도 있습니다. 보컬을 따라가다가 숫자가 빨라질 수도 있고, 드럼이 화려해지는 순간 손도 함께 바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박자를 세는 목적은 숫자를 한 번도 놓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음악이 몇 번 반복된 뒤 달라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리고 조금씩 익숙해지면 다음과 같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네 번씩 두 묶음이 지나고 보컬 시작 → 여덟 마디 뒤에 드럼 패턴이 변경 → 같은 구간이 다시 나오지만 악기가 더 많아짐감각으로만 느꼈던 변화가 시간의 위치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먼저 듣고, 나중에 이름을 붙입니다

이 연재에서는 어려운 용어부터 외우지 않습니다.


음악을 듣습니다 → 박자를 세어봅니다 → 달라지는 지점을 표시합니다 → 반복되는 부분과 새로운 부분을 나눕니다 → 각 부분에 이름을 붙입니다


구조 그림에서는 곡이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확인하고, 각 악기가 언제 들어오고 빠지는지 비교합니다.
모든 악보와 그림에는 처음 보는 사람도 따라갈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만 담습니다.


왜냐하면 음악에는 박, 마디, 리듬, 템포, Verse, Chorus, Bridge, Riff, Head, Solo처럼 수많은 용어가 있습니다. 이런 단어를 한꺼번에 만나면 음악보다 용어를 따라가는 일이 더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한편 한편 필요한 정보만 담아서 전달해드리려고 합니다.


기초적인 듣기에 익숙해지면 장르별로 곡의 구조를 살펴봅니다.

대중음악에서는 이야기를 시작하고, 후렴을 준비하고, 기억에 남는 부분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들어봅니다.

밴드 음악에서는 보컬뿐 아니라 기타 리프, 베이스와 드럼의 그루브가 곡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봅니다.

재즈에서는 처음 제시된 멜로디와 곡의 구조가 솔로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어떻게 계속 이어지는지 따라가 봅니다.




짧게 듣고, 조금씩 넓혀갑니다.

각 연재에서는 긴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막연하게 듣지 않습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구간을 20초 정도로 짧게 정해 반복해서 들어봅니다.

처음에는 그 안에서 악기 하나나 변화 하나를 찾습니다. 조금 익숙해지면 한 파트가 몇 마디인지 세어봅니다. 마지막에는 한 곡 전체를 다음과 같은 지도로 정리하게 됩니다.


도입부 4마디 → 노래가 시작되는 부분 8마디 → 분위기가 커지는 부분 8마디 →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 8마디 → 짧은 연주 구간 → 새로운 부분 → 마지막 반복 → 마무리


처음부터 이런 구조가 또렷하게 들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편에 한 가지씩 따라가다 보면, 하나의 덩어리처럼 들리던 음악에 조금씩 경계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구분한 구조에는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같은 부분을 누군가는 후렴이라고 부르고, 다른 사람은 B파트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짧은 연주 구간을 새로운 파트로 보는 사람도 있고, 앞부분에서 다음 부분으로 넘어가는 연결 구간으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름보다 그렇게 나눈 이유입니다.


새로운 멜로디가 시작, 코드의 흐름 변경, 드럼과 베이스의 리듬이 변경, 앞에서 들었던 기타 리프 다시 연주 같은 이런 근거를 말할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온라인카지노북에서 보여드리는 구조 분석 가운데 하나입니다. 정답을 외우기보다 제가 나눈 방식과 자신이 들은 방식을 비교해 보면 됩니다.


다르게 들렸다면 틀린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어떤 소리에 더 집중하고 있었는지 발견한 것입니다.

한 곡 안에서 더 많은 것을 듣게 됩니다




이 온라인카지노북을 끝까지 읽는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코드를 알아맞히거나 복잡한 악보를 읽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전에는 뭉쳐져서 들렸던 음악이 조금씩 구분되고 나뉘어 들리기 시작합니다.


막연히 “좋다”라고 느꼈던 순간에 조금 더 구체적인 이유가 생깁니다.

좋아하는 곡을 더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한 곡 안에서 더 많은 것을 듣게 되는 것입니다.


준비물은 없습니다. 악기가 없어도, 악보를 읽지 못해도 됩니다. 그리고 좋은 음향 장비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어폰과 평소 자주 듣는 노래 한 곡이면 충분합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