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가정은 화목하십니까?"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사람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바로 그렇다고 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아마도요"라고 흐릿하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
내 생각이 가족 모두의 생각과
같을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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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산바카라하면서
아이들 이야기를 종종 한다.
성적 이야기가 제일 먼저 나온다.
좀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아이의 성적을
탓할 수는 없다.
성적 말고 다른 부분에서는
큰 문제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으니.
"성적보다 인성이지."
우리는 만족스럽다는 듯
마주 보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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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내 생일날.
우리 집에는 작은 규칙이 하나 있다.
생일을 맞은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것 말고도 하나 더.
용돈이 적어 선물을 준비하지 못하더라도
편지만큼은 꼭 써 주는 것이다.
둘째가 무심하게
"생신 축하드려요" 하며 편지를 건넨다.
흘려 쓴 편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한 문장 한 문장 정성스럽게 읽는다.
그러다 한 대목이 눈에 들어온다.
"엄마 우리 집은 화목한 것 같아요."
나는 이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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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아이들에게 종종 물었다.
우리 집은 어떤 집인 것 같냐고.
때로는 내가 생각하는
좋은 가족의 모습을 먼저 들려주며
아이들의 대답을 슬쩍 이끌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무도 묻지 않았고,
내가 답을 알려 주지도 않았다.
아이가 스스로 느낀 우리 집의 모습이
종이 위에 놓여 있었다.
내가 화목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아이가 우리 집을 화목하다고 느끼는 것은
다른 일이다.
편지를 읽고
아이를 꼭 안아 준다.
그리고 귓가에 속삭인다.
"고맙다."
••
우리 가족은 늘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때로는 서로의 생각이 달라
각자 돌아서는 날도 올 것이다.
하지만 오늘 둘째가 건넨 편지 한 장이
오래도록 우리 집 어딘가에 남아 있다면,
우리는 다시 지금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 누군가에게
"당신의 가정은 화목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그때도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오늘만큼은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