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쇼핑을 끝내고 지하철을 기다린다.
지하철이 어디쯤에 왔나 확인하려 전광판으로 눈길이 간다.
그러다 눈길이 자연스레 한곳에 머문다.
젊은 남녀가 꼭 껴안은 모습.
그러다 잠깐,
여자가 남자의 얼굴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 댄다.
남자는 웃는다.
안은 것으로 부족한 듯
입맞춤은 조금 더 길어졌다.
전광판으로 갔던 눈은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그러다 이번엔 이상스레 나의 눈길을 끌어당긴다.
나도 모르게 돌려지는 고개에
여자가 남자의 윗옷을 걷어 올리자
남자가 민망한 듯 바로 내린다.
나도 바로 고개를 돌린다.
지하철이 들어온다.
한 발을 내딛는다. 아무 생각 없이.
오래된 습관처럼.
그리고
아까 본 남녀의 모습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나의 지난날이 떠올라서였을까.
아니면 장소가 주는 민망함 때문이었을까.
솔직히 싫었다.
그래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속일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저 지금의 마음에 충실했을 뿐이다.
남편에게 방금 전 커플을 봤냐고 물어본다.
남편 역시 봤다고 했다.
남편 역시 보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에게 나온 대답은 의외였다.
“요즘 다 그러잖아”
나는 더 말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