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묵직하다.
생각이 도돌이표에 머문다.
진짜 그래? 어떻게 하지.
이 문장 하나가 며칠째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곧 원서 접수 기간이 시작된다.
한 발 빠르게 움직이자는 마음으로 상담을 받았다.
그리고 아이의 성적과 여러 조건을 따져
지원할 대학 여섯 곳을 대략 정해두었다.
다 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면접 날짜가 겹친다는 걸,
우리는 놓쳤다.
학교에서 제출하라는 서류를 확인하던 아들이
그 사실을 말하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제는 시간이 없는데.
우선 담임 선생님과 상담 일정을 다시 잡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을 듣고도
나는 곧바로 움직이지 못했다.
빽빽한 일정과 늦은 퇴근이 만든
무거운 몸이
자꾸만 나를 바닥으로 끌어당겼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데.
난 엄마니까.
머리로는 알면서도,
몸은 따라주지 않는 밤들이 이어졌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채로
남은 답답함이
결국 새벽녘 나를 깨웠다.
다시 잠을 청해보았지만,
맴도는 고민이
오히려 잠을 쫓아냈다.
그래서 그냥 일어나
바카라상에 앉았다.
지난 입시 설명회에서 받은 바카라자를 꺼내고,
돋보기를 꺼내고,
손에는 볼펜을 쥐었다.
자료를 다시,
아주 꼼꼼하게 읽어 내려갔다.
문득 창밖을 보니
밖이 훤했다.
밤을 꼬박 새운 거였다.
아이가 깨어나자마자
나는 신이 나서 말했다.
“엄마가 답을 찾았어!”
돌아온 대답은 짧았다.
“여기, 마음에 안 들어요.”
순간 욱하는 마음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같은 대학을
우린 서로 다른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밤새 뒤척이며 찾아낸 시간들이
그대로 물거품이 되는 기분이었다.
다시,
처음부터였다.
이번엔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본다.
몇 개를 새로 찾긴 했지만,
여전히 어디에 원서를 써야 할지는
막막하다.
아이의 성적으로 갈 수 있는
최고의 대학을 찾는 일은,
마치 모래 속에서
진주를 찾는 것 같다.
그 막막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