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북콘서트 해요"
지인에게 온 메시지를 만지작거린다.
얼마 전 바카라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벌써 북콘서트라니.
내게 북콘서트는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들이나 여는 특별한 행사였다.
그녀의 온라인카지노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팔로워 숫자였다.
어쩌면 숫자는 나와 그녀 사이의 거리를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거리는 가늠되지 않는다.
숫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시간들이 그 사이를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막연히 꿈꾸던 곳에 먼저 도착한 그녀.
여름 햇살이 유난히 뜨거웠던 날.
부러움도 그 햇살처럼 고스란히 쏟아졌다. 눈을 뜨기 어려울 만큼.
답장을 늦게 하면 혹시 질투처럼 보일까 싶어 서둘러 축하 인사를 보냈다.
'꼭 갈게요.'
그리고 오늘, 그녀를 만나러 갔다.
도착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가지런히 쌓여 있는 그녀의 바카라이었다.
언젠가 대형서점에 내 바카라이 쌓여 있는 모습을 종종 상상해왔는데,
오늘 그 상상이 내 앞에서 현실이 되어 있었다.
그녀를 통해서.
쌓여있는 바카라에서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향했다.
예전보다 편안한 미소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응대하는 모습에서, 여유로움이 보였다.
첫 북콘서트라 떨릴 법도 한데 하나도 떨지 않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나지막하게 들려주었다.
북콘서트가 끝나갈 때 쯤 그녀의 친구가 쓴 글을 들을 수 있었다.
친구를 응원한다면서 덤덤하게 쓴 글에는 애정이 묻어있었다.
무대 위에는 작가가 있었지만, 그녀를 더 빛내주는 편지였다.
자신이 말하는 자신의 삶과, 타인이 들려주는 자신의 삶은 다르다는 것을.
타인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삶에는 꾸며낼 수 없는 시간이 담겨 있었다.
나 역시 그녀와 함께 글 공부를 하면서
단 한 문장도 허투루 쓰지 않는 시간을 알기에
그녀의 시간이 더 오랫동안 머물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부러움은 여전히 내 곁에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무엇이 부러운지 잘 모르겠다.
북콘서트였을까.
바카라이었을까.
아니면 그 시간을 견뎌낸 그녀 자신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