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는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by키스톤

등단을 했다.

이 말을 적고 보니 생각보다 담담하다. 사실 발표가 났던 날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카지노톡 프로필 사진부터 바꿨다. 당선 소감이 적힌 화면으로.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다.

"축하해."

"대단하다."

"작가님 되셨네요."

휴대폰을 볼 때마다 입꼬리가 올라갔다. 온종일.

오랫동안 글을 써왔다.

처음에는 한 문장도 쉽지 않았다. 몇 줄 적었다가 지우고, 다시 쓰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버려진 문장들이 쌓이고 쌓여 어느 날은 문단이 되었고, 어느 날은 한 편의 글이 되었다.

그러다 욕심이 생겼다.

내 글을 누군가 읽어주면 좋겠다고.

언젠가는 글로 돈을 벌고 싶다고.

작가라는 이름표를 달아보고 싶다고.

그래서 온라인카지노에 글을 올렸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등단에 도전했다.

운이 좋았는지 한 번에 됐다.

그런데 등단 소식을 전하면 꼭 듣는 질문이 있다.

"그래서 등단하면 뭐가 좋은데?"

생각해 보니 나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겠다.

그냥 왠지 근사했다.

오랫동안 바라보던 문을 통과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그 기분을 오래 붙잡고 있지는 못했다.

며칠 뒤, 멀리 사는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집 근처로 왔다는 말과 함께.

갑작스러운 방문이었다.

"축하는 말로만 하는 거 아니야."

친구는 그렇게 말하며 술집으로 나를 끌고 갔다.

평소 술도 잘 마시지 않는 사람이 굳이 축하주를 사겠다고 했다.

그제야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작 바카라을 세 권밖에 사지 않았다.

소장용이었다.

누군가에게 줄 생각은 없었다.

원고야 카지노톡으로 보내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멀리서 시간을 내어 찾아온 친구에게 링크 하나 보내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가방에 넣어둔 바카라 한 권을 꺼내 건넸다.

친구는 예상보다 훨씬 조심스럽게 바카라을 받았다.

"이거 그 바카라이야?"

그리고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읽었다.

마치 내 글보다 바카라을 더 귀하게 여기는 사람처럼.

읽어줘서 고맙다고 말하려는데 친구가 먼저 말했다.

"고맙다."

순간 이상했다.

축하를 받은 건 나인데.

고마운 사람도 나인데.

왜 친구가 고맙다고 하는 걸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축하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구나.

시간을 내야 하고.

몸을 움직여야 하고.

마음을 표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문자 한 통이면 충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날 친구가 건넨 것은 축하한다는 말이 아니었다.

자신의 시간을 내어 나를 만나러 온 마음이었다.

등단 소식은 시간이 지나며 흐려질지 모른다.

하지만 멀리서 찾아와 두 손으로 바카라을 받아주던 친구의 모습은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얻은 가장 큰 축하는 등단 자체가 아니라,

그날 친구가 보여준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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