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바닥을 지나온 너에게

by이상미 작가

굴곡 없이 사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 오래도록 그런 삶을 바랐다. 그런데 성인이 된 뒤 몇 번쯤 바닥에 닿고 나서야,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 부모는 막노동판에서 일을 했다. 화장실 하나 제대로 없는 신축 건물 공사장에서 두 사람은 함께 도배를 했다. 여름이면 더위와 먼지를 견뎠고, 겨울이면 손발이 얼 것 같은 바닥 위에서 하루를 보냈다.


내가 중학생쯤이었을 때, 부모님이 함께 일하던 공사장에서 큰불이 났다. 엄마는 건물 안에 갇혔지만 반대편 창문을 뚫고 가까스로 빠져나와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아빠는 높은 천장에 도배지를 붙이다 바닥으로 떨어져 정신을 잃은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들이라고 왜 무섭지 않았을까. 그래도 먹여 살려야 할 자식들이 눈에 밟혀 두 사람은 다시 현장으로 나갔다.


그때의 나는 그 무게를 알지 못했다. 사춘기가 되면서부터는 오히려 친구들의 집이 더 눈에 들어왔다. 내가 살던 동네에는 번듯한 직업을 가진 부모들이 많았다. 친구들이 아무렇지 않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 집과 다른 것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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