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던 차를 멈춰 세우고 싶었던 날이 있었다. 계속 앞으로 가야 한다는 사실이 유난히 버겁게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뒤에 오는 차들이었다. 내가 여기서 멈추면 길이 막히겠지. 누군가는 나 때문에 불편해질거야. 그 생각에 다시 페달을 밟았다.
그 무렵에는 평생 없던 잠이 쏟아졌다. 앉아 있어도 눈이 감겼고, 걸어가다가도 그대로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군가 내 앞에서 말을 하고 있는데도 귀 안에서는 자꾸 웅웅거리는 소리가 났다.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슬프지도 화가 나지도 않았다. 온몸은 한참 두들겨 맞은 다음 날처럼 아팠고, 쇄골을 따라 기분 나쁜 통증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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