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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월드컵에 한창 빠져서,
“나의 2022 월드컵 이야기”를 1, 2부로 엮어 brunch book 까지 만들 정도로,
재밌게 보고 기록하고 했었는데 어느새 세월이 지나 2026년 월드컵이 한창 진행 중이다.
시간의 흐름이란 참.
지난 월드컵 때는 벤투 감독에 대한 기대가 그리 크진 않았지만,
1무 1패로 조별 예선 탈락이 거의 확실시 되었던 마지막 포르투갈 전에서 극적으로 2-1 승리를 거두며,
보통 월드컵 8강 팀이라 불리는 우루과이를 예선 탈락시키며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루었다.
16강에서 네이마르의 브라질에 4-1로 완패했지만 그래도 포르투갈과의 마지막 경기의 기쁨과 16강 진출의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다.
당시를 돌이켜 보면, 사실 우리보다 일본이 더 재미있었는데, 일본은 1차전에서 독일을 누르고, 3차전에선 스페인마저 패배시키며 16강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독일은 예선 탈락했다.)
하지만, 월드컵의 벽은 높아서 일본도 16강에서 하필 전 대회 준우승 팀 루카 모드리치 (Real Madrid)의 크로아타아를 만났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와 대등한 경기를 보여주며 연장에 이어, PK까지 가서 석패했다. 안타깝지만 아시아와 세계 무대에서 실력 차가 느껴졌다. (크로아티아는 준결승까지 올라가서 최종 순위 3위에 rank 되었다.)
월드컵의 주인공은 사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아니었고, 조별 예선 1차전에서 last dance Messi의 아르헨티나를 누른 사우디 아라비아도 아니었다. (참고로, 사우디는 조별 예선 탈락)
준결승까지 올라간 PSG 소속의 하키미가 있는 모로코도 안타깝지만 아니었다. 16강에서 스페인, 8강에서 포르투갈까지 누르고 준결승까지 올라오며 파란을 일으킨 그들이었지만, PSG 팀 동료 음바페가 이끄는 프랑스에 무릎 꿇었다.
당시 4강전이 끝나고 PSG 팀 동료인 하키미와 음바페가 포옹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PSG를 떠나 Real Madrid로 음바페가 갔지만, 올해 챔스 우승에서 보듯이 우승은 PSG의 것이었다. 축구에서 보는 묘한 인생.
지난 월드컵의 주인공은 음바페도 아니었고, 잘 아시는 것처럼 메시아 메시였다. 포르투갈의 C. Ronaldo와 발롱도르를 주고 받으며 한 시대를 주름 잡았던 FC Barcelona 소속의 그에게 마지막 남은 트로피가 월드컵 우승이 있었는데 마침내 그 화룡정점을 찍었다.
세대 교체의 신성 음바페가 이끄는 2018 월드컵 전 대회 우승팀 프랑스는 사실 메시의 last dance가 멋있고 메시와 음바페가 PSG 동료가 되기도 하지만, 우승을 양보할 생각은 없었다. 월드컵 2연패. 그들의 목표는 분명해 보였다.
메시를 중심으로 아르헨티나는 2-0으로 앞서 나갔지만, 지치지 않는 음바페는 기어코 후반 막판 2-2 동점을 만들어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후반전에도 아르헨티나가 점수를 내며 마무리 지으려 했지만 음바페가 다시 그들의 발목을 잡으며 기어코 승부차기에 들어간다.
메시에게는 그의 떨어진 체력을 메워주는, 그를 동경하는 후배들이 있었는데, PK 땐 2022 월드컵 야신상 골든 글러브에 빛나는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있었다. 결국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우승했고 그는 MVP로 커리어의 마침표를 찍었다. 득점왕은 음바페였는데, 수상을 하며 전혀 기분 좋아 보이지 않았다. 마치 2014 월드컵 준우승을 하고 MVP가 되어 상을 받았던 메시가 전혀 웃지 않았던 것처럼.
그 당시에 같이 수박을 먹으며 결승전까지 같이 봤던 친구.
바로 직전까지 잘 지냈었는데, 내 실수로 이번 월드컵은 같이 보지 못하고 있다.
수박을 사들고 가볼까. ㅎㅎ
월드컵은 이렇듯 축구선수들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내 인생의 기록이기도 하다.
2002년 월드컵을 같이 보았던 친구. 2018 월드컵을 같이 보았던 사람.
우리나라는 2026년 월드컵을 뒤숭숭한 상태에서 맞이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재택근무 파동 후 홍명보 감독의 취임 과정에서 말이 많았고
(울산 현대 감독하며 국대 감독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가 말을 바꿨고, 위에서 말한 독일이 우승하고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준우승 2014년 월드컵 때는 국대 감독으로 나서 1무 2패로 예선 탈락했다.)
축구협회장 정몽규 회장에 대한 좋지 않은 말들도 무성했다. 월드컵 시작 직전에 사퇴하겠다고 하고 왠지 개판인 것 같던 상황.
이전엔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대들었다가 광고에서 짤리고 난리가 났다가 크게 뉘우치고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조금은 더 성숙해져서 team work이 더 생겨 보였다. 이강인은 이번 챔스 우승팀 PSG 소속이고, 김민재는 챔스 4강 바이에른 뮌헨 소속. 현 바이에른 뮌헨 주전 공격서 헤리 케인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손흥민이 토트넘 시절 단짝으로 역대급 공격 point를 합작했고, 손흥민이 리버풀의 살라와 함께 득점왕이 되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손흥민은 지금은 토트넘과 작별하고 미국에서 날아다니며 LAFC의 팀 동료 데니스 부앙가 (Denis Bouanga)와 막강한 goal show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MLS에는 위에서 말한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고 있다. 미국에서까지 우승하고 트럼프 초대로 백악관에 방문하기도 했다.
아, 우리 팀 이야기 해야지.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개최국 중 하나인 멕시코에 입성한 우리 대표팀은 1차전에 체코를 맞이했다. 위에서 말한 뒤숭숭한 상황도 그렇고, 나이 먹고 일도 많아서 축구에 관심이 많이 떨어진 나여서 그런지 경기 당일 목요일 오전 업무를 끝내고 점심 먹을 때 팀원 사원이 축구를 시청하는 것을 보고 경기가 치러지고 있다는 걸 알았다.
체코는 한때 네드베드를 비롯해, 아스날 최전성기 때 티에리 앙리와 같이 뛰었던 로시츠키로 기억하며 참 좋아했던 팀이었는데 이번엔 상대로 만나고 말았다. 하지만, 유럽 예선 PO를 겨우 뚫고 나온 걸 보면 예전의 위상은 아닌 듯 했는데, 장신 군단으로 선취점을 기록했지만, 벤투 호의 황태자라 불렸던 황인범이 이강인의 멋진 패스를 받아 한번 접고 칩슛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히딩크 감독 시절 박지성이었다면,
(포르투갈 전 박지성이 멋진 골을 넣고 히딩크 감독에게 안겼던 기억이 남는다. 이후 네덜란드 PSV 감독 부임 때 박지성을 데려갔고, 거기서 챔피언스 리그까지 나갔고 결국 맨유까지 갔다.)
벤투 감독 시절엔 황인범이었는데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어서 그런지 경험도 쌓이고 침착하게 골을 넣었다. 올림피아코스, 즈베즈다를 거쳐 지금은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뛰고 있는데 (PSV 및 아약스와 함께 네덜란드 명문팀)
이번 대회 후에는 잉글랜드 빅리그로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두 번째 골은 손흥민을 교체하고 투입된 오현규가 기록했다.
오현규는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 시절부터 주목했었는데 (셀틱엔 기성용이 뛰기도 했었다.)
지금은 터키 명문 구단 베식타시에서 뛰고 있다. 앞서 말한 2022 월드컵 당시 포르투갈 전 골을 넣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울버햄튼의 황희찬과 약간 비슷한 스타일인데, 좀 더 유연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터키 주재원 시절에 베식타시와 갈라타사리 경기를 보며 즐거웠고 당시 터키 배구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던 김연경이 유명했었는데, 지금은 오현규가 한국 사람으로 유명하려나?
최근엔 미국 출장을 자주 가는데, 하필 월드컵 기간과는 맞지 않는다. 월드컵 보겠다고 출장을 간다고 하면 미친 놈 소리 듣겠지. 가뜩이나 비행기 값, 숙소 값이 올라서 난리라고 하던데.
앞서 말했던 클린스만, 홍명보, 정몽규 사태 등으로 혼란스럽고 (아, 국회까지 불려 갔었지)
방송사마저 JTBC가 독점하겠다고 했다가 마음 먹은 가격에 팔지 못해서 겨우 KBS만 같이 중계하고 있어 국민적 관심이 약한 이번 월드컵이지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다행히 우려를 불식시켰다. 역시 우려와 불안감엔 승리라는 결과로 말해야 하는 것 같다.
다음 경기인 멕시코와는 6월 19일 금요일 오전 10시에 한다고 하니, 좀 더 관심을 갖고 봐야겠다. 새벽 시간이 아니라 다행이긴 한데, 예전 같으면 회사에서 직원들끼리 모여서 경기를 보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그런 낭만의 시절은 지난 것 같아 네이버 문자 중계나 틀어둬야 하나 싶다.
사실 이번 월드컵은 관심을 높이고 경기수를 늘리고자 예선 리그에 48개국이 참여하고 조별 리그가 끝나고 16강이 아닌, 32강까지 하다고 해서 좀 더 치열한 맛이 덜하긴 하다. 조 3위도 나갈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니 긴장감도 조금 떨어지고 아이티 같은 나라들도 나오니 아무래도 수준이 좀 더 내려간다고 할 수 밖에. 원래 월드컵은 조별 리그 통과 후 16강에선 약체들은 한번 더 걸러지고 8강부터 본격적이라고 했었는데, 이번엔 32강부터 시작이니 어떻게 되는지 한번 지켜 보아야겠다.
이번 월드컵에선 음바페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라민 야말과 같은 과거 음바페와 같은 신성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나는 일만 할지, 출장을 갈지, 지난 월드컵을 함께 했던 친구를 만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생은 축구 공과 같이 동그래서 어떻게 갈지 몰라서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이 여름 모두들 월드컵과 함께 잘 지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