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그러니 놓일 것 같은 두려움
과거에도 그랬지만 여러 번 나는 돌아가는 길을 만들어 한 번씩 들르는 곳이 있다.
깊고 어두운 바다 같은 공허하고 차가운 곳인데,
그곳에는 작은 메아리가 새어 나오는 작은 빛을 담은 상자 하나가 있다.
“발을 딛는 순간, 난 또 혼란스러운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말겠지? “
어째서 이렇게 오랫동안 방황을 하고, 다시 적응하고 포기하기를 반복하지? 내가 원하던 곳이 있기라도 하는 걸까?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가?
방향은 정하지 않아도 언제나 한 곳으로 흘러간다. 뭘 딱히 건들지 않아도 그 흐름은
끝이란 결론에 도달하는 급행열차처럼.
흔들흔들.
난 또 그 속에서 모든 것들과 부대끼며, 흔들리겠지.
언제쯤 정거장에 내릴 수 있지?
파도의 운율은 왜 이리도 잔잔한 듯하면서 잔인한 걸까?
모르겠다.
이런 마음을 모른다.
나도 나조차를 몰라서 찾고, 뒤지고, 공부하고 스스로 아련해진다.
그 아련해진 마음이 버거워서 놓아버리고, 엉엉 울어버리고 싶지만, 내 안의 무언가가
“또 시작인가? 왜 울어?”
가만히 놔두질 않고 신경 쓰이게도 지껄인다.
조용히 좀 해줬으면 좋겠다.
삶이란 것은 무엇인가?
어릴 적부터 찾아 헤매던 답이 이곳에 정말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가?
나라는 영혼은 대체 이곳에 놓여 무엇을 얻고자 제작되었는가.
누구의 그림이고 누구의 상상일까?
언제부터 존재했지?
선택받아 낳아졌지만, 나라는 존재는 왜
이토록 방황을 하는가. 무엇이 나를 사랑하게 하고, 무엇이 나를 가치 있는 목적의 길로 이끄는가.
아직은 모른다.
가치에 대해 떠드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수집해 봐도 나에게 꼭 맞는 정답은 없다.
그저 태어나 있으므로 삶을 붙잡으려, 흐름에 흘러가는 낙엽 같다.
언젠가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비가 되어 내리고, 결국 흐르게 되는 내 몸과 의식들의 세포가
어디로 향하는지.
중력장이 만들어 놓은 단순한 흐름으로 빨려 들어가 버려,
언젠가 사라져 버릴 지구 곁을 지키러 온 것 인가.
지구에 무언가를 남기려 고통을 딛고 걷고 있는 것인지.
이런 수많은 망상이라 불리는 것들…
밥벌이 안 되는 길가에 버려진 껌딱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는 생각들이.
정말로 하찮은 것이 맞는가.
나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들이 결론을 만들었지만,
난 쉽게 그곳으로 돌아가는 것도 여기에 남겨져 뭔가 모를 기분 좋은 것들을 탐닉하는 것도
무엇이 나에게 더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좋은 것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세상은 반드시 방향을 향해 열심히 달리는데, 나라는 존재는
방향이란 순리는 거절할 수 없으면서도 저항하려는 에너지를 통해 고통을 만들어내고 있다.
세상은 고통 속에 자신을 던지고, 여유를 부리고 그런 척하라고 한다.
받아들여지고 버려지기를 반복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비판한다.
옳은 듯 보이지만 옳지 않았고, 그른 듯 보였지만 아니었던 것처럼.
매 순간 불확실한 세계가 진정한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이란 걸 알면서도 난 고통스럽다.
애초부터 괜찮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은 척 너스레를 떨며, 당당한 척하고 다닌다.
안 괜찮다고 말해도 지적질, 괜찮다고 말해도 지적질.
아이러니하게도 안정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자유를 갈망하는 것.
모순을 그대로 품어 안으면서
마치 대단한 모성애를 갖은 듯이 행동하고 있다.
이게 나라는 존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