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돌아보니, 11시…-
갑작스럽게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고 난 뒤, 난 잠시 꿈을 미뤘다. 처음에는 원망스럽고 억울하게 몰고 간 모든 사람들이 벌을 받기를 바랐다.
아니… 솔직히 아직도 그런 마음이다. 억울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도 상담받기를 미뤄뒀는데, 이번에야 정신적인 충격과 공포스럽던 상황에 무너질 것만 같았다.
잠시 안 좋은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입술을 꽉 깨물고 말했다. “두고 보자… 내가 반드시 꿈을 이룬다…” 나와의 다짐을 했다.
2주 전, 코로나로 그만두었던 일터로 향했다. 그때는 손 부상과 디스크로 인해서 일을 그만두게 될까 걱정스러웠는데…
일을 쉬면서 타로자격증을 따고 그림도 배웠고, 프리랜서로 일도 해봤다.
그렇게 다시 부상을 입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안고 출근하던 길…
생각보다 냉정해졌다.
억울한 일이 아직 진행형이라서 그런 건지, 그 억울함에 비하면 텃새도 잔소리도 안 들린다.
날 위한 노랫말이라고 생각까지 하게 된다.
말하고 싶다. 상담사선생님께 온라인카지노에서 소설 쓰기도 했고, 사진 공모전에 나가기도 하고 그림 공모전에 나가기도 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렇다면 온라인카지노에 답답한 지금의 심경을 써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지만…
태어나서 처음 변호사를 만났고, 정말 어처구니없고 쪼잔스러운 사소한 일에 휘말려 버린 게
속상했다. 작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게 된 계기가 되었고,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주변에 멀쩡히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오싹하기도 했다.
“유전 무죄 무전 유죄”
오래전부터 이런 말을 들으면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쳐 버렸지만, 그날에야 뼈저리게 와닿았다.
변호사비를 마련하고, 생활비가 필요했다.
그림 장비와 날 우수상을 타게 해 줬던 렌즈를 팔아버렸다. 헛헛했다. 렌즈에게 잘 가라고
고마웠다고 말하고 그렇게 손에서 떠나보냈다.
다음에는 그림 장비…
역시 보냈다.
왜냐하면, 그림 도구는 더 있으니까.
정리해야 할 것들이 정리되었고, 난 이제 다시 온라인 게임인이 되었다.
ADHD검사를 받고 경계선에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약을 먹지 않아도 좋다고, 머리가 좋은 편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약을 달라고 했다. 평범한 사람들은 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했다.
첫날, 그냥 아무 생각이 없다. 그니까 정신이 여러 갈래로 나뉘지 않는다.
영감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럴 정도로 현재에 그냥 집중된 상태, 안정제 역시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고, 상대가 꼬는 듯한 말들도 별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냥 지나가겠지….
그리고 대략 5일 경과 후, 여전히 괜찮다. 우울하지도 않다. 생각이 일어나지 않으니까.
우울하단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집에 와서 빨래하고, 설거지 하고 샤워하고 약 먹고 잘 준비를 한다.
오늘에야 빨래 건조하는 시간 짬 내서 이렇게 글을 써본다.
두서없는 글이지만, 그림도 글도 놓고 싶지 않다. 그래서 그냥 쓴다. 대중없는 출퇴근시간, 쉬는 날도 멋대로 ㅎㅎㅎ
약간 스페어타이어 같은 기분이 들지만, 지금 그런 생각조차도 하고 싶지 않다.
부정적 생각 자체를 회피 중이다. 그래서 아무런 걱정도 안 된다.
진작 병원에 갔어야 했다.
억울한 일이 생기기 전에 병원에 가서 상담도 받고 그랬더라면,
생길 일이 안 생겼을까?
정확히는 모르지만, 난 지금 세탁기에 돌아간 빨래를 널고 이제 꿈나라로 떠나야 한다.
출근을 일부러 일찍 한다. 중간에 딴생각 안 들도록.
아래 그림은 꿈을 그리고 싶은 마음을 담아 창작했던 그림.
우리 동네 스벅에서 나만의 창작의 세계를 더한 그림.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