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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는 본계약 이틀 전에 터졌다.
『[단독] 태원 인수 앞둔 세인화학, 숨겨진 빚 4천억… 산재 은폐 정황도』
기사는 정확했다. 특수목적법인 세 곳을 거친 리스 부외채무, 그리고 오 년간 산재 열한 건을 공상 처리로 덮은 내부 문건. 세인화학 전직 직원의 제보였다.
실사가 끝나고 가격이 잠정 합의된 시점, 최악의 타이밍이었다. 계약을 깨면 위약 협상이 남았고, 강행하면 사천억짜리 폭탄을 안고 가는 것이었다. 태원홀딩스 주가는 하루에 칠 퍼센트가 빠졌다.
긴급 대바카라 회의에서 화살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날아왔다.
"강 대리는 예비 검토 때 리스 문제를 의심했다면서."
백기호 사장이 서류를 흔들었다. 감사실에 제출됐던 이준의 개인 노트가, 어떻게 된 일인지 그 손에 들려 있었다.
"의심을 했으면 실사에서 팠어야지. 왜 안 팠나? 알고도 덮은 건가, 아니면 알면서 흔들어서 단가 장난을 친 건가?"
파지 않은 이유는 하나였다. 파는 순간 '역시 미리 알고 있었다'는 내부정보 의혹이 확정되기 때문에. 감사실 소환이 그를 묶었고, 묶인 그가 침묵한 자리에서 폭탄이 터졌고, 이제 침묵의 바카라임까지 그의 몫이 되고 있었다.
그날 밤 이준은 서린을 옥상 계단참으로 불렀다. 약속은 지키기로 했다.
"되돌립니다. 실사 중간보고서로. 엿새 전으로."
서린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다른 방법은요. 위약 협상으로 깨고 나오는 것도—"
"그러면 세인화학만 죽고 끝납니다. 우리가 산 다음에 고치는 게 아니라, 사기 전에 값을 깎아야 그 회사 산재 은폐까지 계약서에 박을 수 있어요. 엿새면 됩니다. 엿새면 다 고칠 수 있어요."
"강이준 씨."
서린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다 고칠 수 있다'는 말, 요즘 당신 입에서 너무 자주 나와요."
"고칠 수 있으니까요."
이준은 그 말이 어떻게 들리는지 몰랐다. 몰랐다는 것을 나중에, 아주 나중에 알게 된다. 서린은 더 말리지 않았다. 대신 수첩을 꺼냈다.
"목록 갱신할게요. 지불 전 확인. 지금 기억나는 것들—어머니 목소리, 기억나요?"
"당연히요."
"민규 씨하고 화해하고 싶은 마음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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