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청람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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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잭슨

"엄마. 아버지 다니던 회사, 이름이 뭐였어요."

토요일 아침의 통화에서 이준은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회사에서 산재 지원 제도가 생겨서 서류에 쓸 일이 있다고, 준비해 둔 거짓말을 앞에 깔았다.

수화기 저쪽이 조용해졌다. 밥솥 김 빠지는 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대진정밀."

어머니의 목소리는 평평했다. 평평하게 만드는 데 십칠 년이 걸린 목소리였다.

"달현에 있던. 와 갑자기."

"서류 때문에요. 별거 아니에요."

"이준아."

"네."

"그 회사는 인자 없다. 사고 나고 이태 만에 문 닫았어. 서류에 쓸 일도 없을 끼다."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고 서둘러 반찬 얘기로 넘어갔다. 이준은 장단을 맞추며, 수첩에 두 글자를 적었다. 대진정밀. 볼펜 끝이 종이를 눌러 뒷장까지 자국이 남았다.

월요일부터 이준은 두 개의 시간을 살았다. 낮에는 승계 후보 분석, 밤에는 청람. 기록고의 십칠 년 전 상자들을 그는 사서보다 잘 알게 되었다.

타임라인은 사흘 만에 뼈대가 섰다.

십칠 년 전 1월, 청람 프로젝트 수주 확정. 저가 수주라는 내부 우려 문건.

2월, 원가 절감 실행 품의. 협력사 안전관리비 삭감. 검토자 문재욱.

5월, 대진정밀 달현공장 크레인 붕괴. 3명 사망.

6월, 사고 조사 종결. '협력사 자체 안전관리 소홀'. 태원 측 바카라임 없음.

그리고 9월. 재무담당 상무 한승규 해임. 사유, 협력사 리베이트 수수 및 횡령.

이준은 마지막 두 줄 사이를 오래 들여다보았다. 6월과 9월. 석 달.

사고가 회사 바카라임이 아니라고 결론 난 지 석 달 만에, 돈의 흐름을 가장 잘 아는 임원이 협력사 관련 비리로 잘려 나갔다. 우연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준은 이제 우연이라는 단어를 쉽게 쓰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한승규의 해임 기록을 더 보려면 기록고로는 부족했다. 임원 징계는 감사·준법 관할이었다. 이준은 준법지원실에 열람 협조 신청을 넣었다.

명분은 이번에도 지표 고도화, 협력사 리스크 과거 사례 연구.

열람 협조 신청서가 준법지원실에 도착한 날, 서린은 목록을 두 번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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