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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지가 기사가 되는 데 엿새가 걸렸다.
『태원그룹 장도원 부회장, 혼외 자녀 의혹… 그룹 "사생활 확인 불가"』
기사가 뜬 날 태원홀딩스는 삼 퍼센트 빠졌다. 문제는 주가가 아니라 문장이었다. 기사 말미에 붙은 한 줄.
'일부에서는 계열사 자금이 해당 자녀 측에 흘러갔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사생활은 주주의 일이 아니지만 회삿돈은 주주의 일이었다. 그 한 줄이 이 소동을 스캔들에서 배임으로 승격시키고 있었다.
법무실 주관 대응 태스크가 꾸려졌고, 전략실에서는 이준이 차출되었다. 첫 회의에서 이준은 태스크 리더를 처음 보았다.
"법무실 서재환입니다."
삼십 대 중반, 부장. 다림질이 완벽한 셔츠와 그보다 완벽한 미소. 그는 회의를 장악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었고,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추는 법은 아직 배우는 중인 사람이었다.
"홍보는 대응 수위, 법무는 소송 요건, 전략실은—"
서재환의 시선이 이준에게 닿았다.
"소문이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로 가는지. 그림을 그려주세요. 잘 그린다고 들었습니다."
준법지원실에서는 절차 감독으로 서린이 배석했다. 서린이 회의실에 들어서던 순간을 이준은 우연히 보고 있었다. 문을 열고, 서재환을 발견하고, 반 박자 멈추고, 아무 일도 없는 얼굴로 끝자리에 앉는 것까지.
반 박자. 그녀답지 않은 반 박자였다.
"윤 대리도 오랜만이네."
서재환이 웃으며 말했고, 서린은 "네"라고만 대답했다. 두 사람 사이에 놓인 것이 무엇인지 이준은 몰랐지만, 그것이 무게를 가졌다는 것은 회의실의 모두가 알 수 있었다.
"저 두 사람, 아세요?"
첫 회의가 끝나고 배진수가 목소리를 낮췄다.
"법무실 서 부장하고 준법 윤 대리요. 몇 년 전에 사내 연애로 유명했대요. 약혼 직전까지 갔다던데, 어느 날 갑자기 끝났다고. 이유는 아무도 모르고요. 그 뒤로 서 부장은 승진 가도 달리고, 윤 대리는 준법에서 안 움직이고."
"남 얘기 좋아하시네요."
"정보라니까요, 정보. 태스크에서 두 사람 사이에 앉게 되면 어느 쪽 커피를 먼저 타야 하는지, 이런 게 다 생존 기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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