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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조사의 첫날, 서린은 회의실 화이트보드에 세로선을 하나 그었다.
"왼쪽은 확인된 사실. 오른쪽은 추정. 선 넘어가는 문장은 제가 지웁니다."
"조사 방식이 벌써 정해져 있네요."
"방식이 없으면 결론이 사람을 따라가니까요."
두 사람의 방식은 사흘 만에 정면으로 부딪혔다. 서린은 전수였다. 차단된 외주 채널로 지난 이 년간 나간 자료 목록 전체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했다.
이준은 표본이었다. 나갈 이유가 없는 자료가 나간 지점만 골라 동기를 역산했다.
"이 년 치를 다 볼 필요가 없습니다. 감원 시나리오처럼 협상판을 깰 수 있는 자료가 언제 나갔는지만 보면—"
"그건 범인이 합리적일 때 얘기죠. 사람은 실수로도 흘리고 습관으로도 흘려요. 전수를 봐야 패턴하고 예외가 갈라져요."
"패턴이 나올 때쯤이면 다음 유출이 끝나 있을 겁니다."
"추정으로 달리다 오인하면 조사 자체가 죽어요. 6화면 끝날 일이 아니라 사람 인생이 걸린 일이라서요."
민규 이야기였다. 정확히는, 민규 같은 사람들 이야기. 이준은 입을 다물었다.
기록이 사람을 가리킬 때 그 기록을 의심해 준 사람이 원래 시간선에는 없었다. 눈앞의 이 사람이라면 의심해 줬을까.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알 수 없어서, 이준은 그날부터 서린의 전수 방식에 자기 저녁 시간을 보탰다.
나흘째 밤, 배진수가 뽑아준 인증 로그 더미에서 그것이 나왔다.
"이거 보세요."
이준이 모니터를 돌렸다. 경영기획팀 최민규 계정, 지지난주 화요일과 수요일 새벽, 로그인 실패 기록 아홉 건. 전부 실패. 비밀번호 오류.
"아홉 번을 틀려요? 본인이면 다섯 번째쯤에 초기화 신청을 하죠."
"본인이 아니라는 얘기네요."
서린이 화면 가까이 몸을 기울였다. 시도가 몰린 시각은 새벽 한 시에서 세 시 사이. 발신 위치는 사내망, 회선 구역은 본관 저층부.
홍보실과 총무팀과 외주 상주 인력이 섞여 쓰는 구역이었다. 거기서 회선의 실이 끊겼다. 공용 단말이었고, 그 시간대 출입 기록은 청소 용역 두 명과 '기록 누락' 하나였다.
"기록 누락이 제일 수상하네요."
"수상함은 오른쪽 칸이에요."
서린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 세 글자를 화이트보드 오른쪽 맨 위에 적었다. 그녀 나름의 최상급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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