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요일 저녁, 민규가 앞장선 곳은 시장 골목의 낡은 포장마차였다.
"이모님, 저 왔어요!"
주인 여자가 민규를 보고 반색했고, 그다음 이준을 보고 더 반색했다.
"어어, 그 총각도 왔네! 작년에 그, 새벽까지 있다 간."
"네, 맞아요. 얘가 걔예요."
민규가 웃으며 이준의 어깨를 쳤다. 이준은 따라 웃었다. 처음 오는 가게였다. 적어도 이준의 머릿속에서는.
소주가 두 병째 비워질 때까지는 괜찮았다. 회사 욕, 부장 흉내, 동생의 수시 원서 이야기. 민규는 잘 웃었고, 잘 웃다가, 문득 잔을 내려놓았다.
"야. 나 사실 오늘 좀 긴장했다?"
"뭐가."
"작년 오늘 생각나서. 여기 이 자리."
민규는 포장마차 천막 모서리를 눈으로 가리켰다.
"아버지 가게 정리한 날이 하필 내 생일이었잖아. 셔터 내리고, 집기 실어 보내고. 나 그날 너한테 전화했고. 너 그때 면접 준비하느라 바빴는데 그냥 왔잖아. 와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냐?"
이준은 잔을 쥔 채 웃는 표정을 유지했다. 유지하는 데 전력을 썼다. 기억을 더듬는 것이 아니었다. 더듬을 벽 자체가 없었다. 작년 오늘이라는 방은 문이 뜯긴 채 텅 비어 있었다.
"……글쎄. 내가 뭐랬는데."
농담으로 들리기를 바라며 던진 말이었다. 민규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한 겹 벗겨졌다.
"기억 안 나?"
"야, 취해서 한 말을 어떻게 다 기억하냐."
"넌 그때 안 취했어."
민규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소주 한 잔도 안 마셨어. 면접 전날이라고. 맨정신으로 새벽 세 시까지 앉아서, 그 말을 해줬는데."
침묵이 천막 안을 채웠다. 어묵 국물 끓는 소리만 났다. 민규는 이준의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