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동기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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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잭슨

소문은 점심 무렵 도착했다.

"올해 전략실 인턴 전환, TO 하나래."

탕비실에서 들려온 말이었다. 말한 사람은 다른 팀 주임이었고, 들으라고 한 말인지 들려버린 말인지는 알 수 없었다. 중요한 것은 그 문장이 오후 한 시부터 이준과 민규 사이의 공기를 바꿔놓았다는 것이었다.

둘이라는 숫자와 하나라는 숫자. 뺄셈은 간단했고, 간단해서 잔인했다.

"신경 쓰지 마."

민규가 먼저 말했다. 먼저 말했다는 것 자체가 신경 쓰고 있다는 뜻이었다.

"어차피 우린 각자 하던 대로 하는 거야. 그렇지?"

"그렇지."

오후에 박소영 과장이 인턴 중간 면담을 잡았다. 한 사람씩, 십오 분씩.

"전환 평가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죠?"

박 과장은 묻고 스스로 답했다.

"점수라고 생각하는데, 정확히는 지명이에요. 부서 의견이 올라가고, 인사위원회가 열리는데, 결국 마지막엔 누군가가 이 사람을 데려가겠다고 말해야 돼요. 아무리 점수가 좋아도 손드는 사람이 없으면 끝이고, 점수가 애매해도 임원이 이름을 부르면 되는 거고."

"그걸 저희한테 말씀해주시는 이유가 있습니까."

"공정하게 하라고 위에서 그러시니까."

그녀는 웃었다. 공정이라는 단어가 그 웃음 속에서 이상한 모양으로 구겨졌다. 면담실을 나오며 이준은 생각했다.

지명이라면, 자신에게는 손을 들 사람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민규에게는—민규의 십오 분이 어떤 내용이었을지, 이준은 묻지 않았고 민규도 말하지 않았다.

그 주에 인턴 공동 과제가 떨어졌다. 주제는 '그룹 물류 데이터 활용 개선 제안'. 이 주 뒤 부서장단 앞에서 발표. 평가 반영이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민규는 물 만난 사람 같았다. 그의 안은 배송 라우팅 개선이었다. 유통과 로지스의 배송 데이터를 묶어 권역별 최적 경로를 다시 짜면 공차율을 줄일 수 있다는 것.

발표용으로는 근사했다. 그림이 그려지고, 숫자가 커 보이고, 현장 냄새가 났다.

문제는 그 숫자의 출처였다.

이준은 민규가 근거로 쓴 로지스 운영 데이터를 뜯어보다가 익숙한 냄새를 맡았다. 항만 자동화 설비의 처리량 수치. 문재욱의 비공식 과제로 밤마다 들여다보던 바로 그 영역이었다.

로지스가 대외로 내는 처리량은 설계 용량 기준이었고, 실제 가동 데이터는 그보다 이십 퍼센트쯤 낮았다. 두 번의 긴급 보수가 말해주듯, 그 설비는 서류 속에서만 건강했다. 민규의 최적 경로는 존재하지 않는 처리 능력 위에 그려진 지도였다.

말해야 하나.

이준은 이틀을 고민했다. 말하면 민규의 안은 뼈대부터 흔들린다. 말하지 않으면 잘못된 제안이 부서장단 앞에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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