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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은 메일 한 통으로 왔다.
『[준법지원실] 대외비 자료 관리 점검 관련 면담 요청 — 강이준 님』
발신인은 윤서린 대리. 면담 일시와 장소, 그리고 '관련 자료를 지참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라는 문장. 자료를 가져오지 말라는 말은, 자료가 이미 저쪽에 다 있다는 말이었다.
이준은 면담 전날 밤, 자기 계정의 발송함을 처음부터 끝까지 뒤졌다. 입사 첫날부터 어제까지. 보낸 메일 서른한 통. 전부 기억나는 것들이었다. 이상한 것은 없었다. 임시 저장함도, 예약 발송함도, 휴지통도 비어 있거나 설명 가능했다.
그래서 더 불안했다. 저쪽이 부른 이유가 여기 없다면, 저쪽은 이준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를 들고 있다는 뜻이었다. 자신에 대해 자신보다 많이 아는 상대와 마주 앉는 것. 회사에서 그보다 나쁜 출발은 없었다.
준법지원실은 25층에 있었다. 27층에서 두 층 아래일 뿐인데 공기의 성분이 달랐다. 전략실이 서두르는 곳이라면, 이곳은 멈춰 세우는 곳이었다.
"강이준 씨. 체험형 인턴. 전략기획실."
창가 자리의 여자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이준의 신상을 소리 내어 읽었다. 사원증에는 준법지원실 윤서린 대리라고 적혀 있었다. 단정하게 묶은 머리, 화면을 훑는 일정한 속도의 눈. 바카라상 위에는 개인 물건이 없었다. 컵 하나 없었다. 다만 파티션 고리에 낡은 체크무늬 우산이 하나 걸려 있었다. 살이 하나 굽었고, 요즘 파는 물건 같지 않았다. 그 바카라상에서 유일하게 오래된 물건이었다.
"앉으세요. 녹취는 안 합니다. 대신 제가 받아 적은 걸 나가시기 전에 읽고 서명하시게 됩니다."
"무슨 건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지난주 전략기획실 공유폴더에 인사 대외비 파일이 등재됐던 건이요. 대외비 관리 위반은 정기 점검 대상이라서, 관련 로그를 전수 확인하는 중이에요."
이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한 범위였다. 그 파일을 발견하고 격리하고 메일로 기록을 남긴 것은 자신이었다. 말하자면 그는 이 사건의 신고자에 가까웠다.
"파일을 처음 인지한 경위, 격리 처리한 시각, 보고 메일 발송 시각. 이준 씨 진술이 로그하고 전부 일치해요. 여기까지는요."
서린이 처음으로 이준을 정면으로 보았다.
"그런데 하나만 물을게요. 이 메일, 기억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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