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BO리그 선수 연봉 구조의
역설

버는 것에 비해 많이 주고 있는 리그

by김경민


"버는 것에 비해 많이 주고 있는 리그"

- 2026 WBC에서 드러난 KBO리그 선수 연봉 구조의 역설


극적이었던 8강 진출만큼이나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 내용은 씁쓸하고도 허망했습니다. 투수력의 한계, 결정적 순간에 드러난 집중력과 기본기의 차이.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많은 분들의 노고와는 별개로) 대회 기간 내내 마주해야했던 전 세계 유수의 대표팀들과의 벌어진 실력 간극에 경기를 지켜보던 일부 팬들은 모진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저는 그 중 아래의 한 문장에 눈길이 갔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인 KBO리그 선수들이 받고 있는 수억~수십억 원 연봉이 과연 합당한 걸까?”


이 질문은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논쟁은 늘 같은 방향으로 귀결됩니다.


“그래도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적게 받고 있는 것 아니냐.”


표면적으로 보면 맞는 말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숫자를 놓고 봐도 그렇습니다.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은 약 60억원 수준, 일본 프로야구는 약 5억 원 수준인 반면 KBO는 단돈(?) 1억 7천 5백만 원(2026년 기준)이니까요.


이 숫자만 놓고 보면 분명 KBO는 ‘저연봉 리그’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비교에는 중요한 전제가 빠져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단순히 "얼마를 받느냐"가 아니라 "구단이 얼마를 벌었는가. 그 과정에서 선수들은 어떤 가치(기여)를 만들어냈는가. 그리고 그 중 얼마를 배분받게 되는가"라는 프로스포츠의 연봉 산정 기준입니다.


KBO리그 선수 연봉 수준을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리그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같은 거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을 단순 비교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오류라는 말씀이지요)


메이저리그는 왜 선수 연봉 수준이 높을까요?

그것은 선수들이 천상의 실력을 지녔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들이 일궈내는 "경기"라는 "핵심 콘텐츠"를 중심으로 압도적인 중계권 수익을 창출하고 글로벌 시장 또한 개척하는 등 거대하고도 탄탄한 "비즈니스 구조"를 갖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많이 벌기 때문에 많이 줄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죠.

메이저리그 내 선수들은 이러한 매출의 약 절반 수준을 배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 역시 비슷합니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일본 내 여러 산업보고서에 의하면 총 매출액 내 선수 연봉 비중은 약 30~40%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확인해야하는 핵심은 바로 “시장 규모에 맞는 분배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KBO리그는 어떨까요?


2024년 결산 기준, 10개 구단의 총 매출은 약 6,825억 원(영업이익 합계 약 323억 원, 영업이익률 4.7%)이고, 선수 연봉 총액은 2026시즌 기준 약 928억 원(평균 연봉 약 1억 7천 5백만 원)입니다. 여기에 신인과 외국인 선수의 연봉과 계약금 등을 더하면 약 1,000~1,200억 원 내외로 추정됩니다.

이를 근거로 하여 단순 계산하면, 총 매출액 대비 선수 연봉 비율은 약 15~20% 수준입니다.


여기까지만 살피면,


“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확실히 덜 받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비율의 절대값이 아니라, 시장 규모 대비 구조 입니다.


제한된 내수 시장만을 기반으로 삼는 KBO리그는 “수익 기반이 아닌 모기업 지원 구조”에서 연봉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리그 내 대부분의 구단이 모기업의 지원(연간 약 260억 원 내외로 추정)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임을 반영하면, 실제 선수 연봉 비중은 약 30%로 상승합니다(일본 프로야구와 유사한 수준). 즉, 겉으로 보이는 숫자보다 실제 부담 구조가 훨씬 높은 셈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FA 시장에서 더욱 극단적으로 드러납니다.

일부 선수들은 평균 연봉 대비 10배, 많게는 20배 이상을 받는 계약*을 체결합니다

*2026년 기준 양의지 42억 원, 고영표 26억 원 외 다수


물론 스타 선수에게 프리미엄이 붙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수준입니다. 리그 전체 매출 규모를 고려할 때 이들 FA선수들의 계약 규모는 명백히 시장의 범주를 넘어서는 구조적 보전(모기업이 비용 부담)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네 돈이면 그렇게 줄 수 있겠니?"


라는 야구팬들의 냉소 어린 지적의 의미를 각 구단 전문 경영인들은 다시 한 번 곱씹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모기업 오너의 프로야구단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한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그 한계가 명확합니다.

구단 매출액 대비 과도한 비용 지출, 일부 선수에게 집중된 자원, 그리고 모기업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

이 세 가지의 기세를 꺾을 수 없다면 리그는 억겁의 세월이 흘러도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KBO 리그의 연봉 논쟁은 이제 그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많다 vs. 적다”라는 감정적 프레임을 벗어나, 아래의 질문을 진지하게 곱씹어야 합니다.


"리그 내 각 구단들은 얼마나 벌고 있는가"

"그 중 얼마를 선수에게 배분하는가"

"이러한 구조는 지속 가능한가"


KBO리그는 주식회사*인 10개 프로야구단이 주역이 되어 움직이는 산업입니다.

*주식회사 설립 목적: 이윤의 창출과 이를 통한 주주들의 부의 극대화

산업은 감정이 아니라 숫자에 의해 평가되고 또 유지됩니다.

지속 가능한 리그는 그저 무턱대고 많이 주는 리그가 아니라, “벌어들이는 범위 안에서 합리적으로 나누는” 리그입니다.


지금 KBO리그와 각 구단들에게 필요한 것은 "수익 구조와 분배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재설계"일 것입니다.


- 단국대학교 스포츠경영학과 겸임교수 김경민 (kimkyungmi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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