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존재하는가

by도로미

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간다.

끝이 있다는 사실은 삶을 가볍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더 또렷하게 만든다.

나는 내 의지로 태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살아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내 존재감이라고 생각한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한다.

작은 선택부터 큰 선택까지.

그 선택들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필요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살아가며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왔다.


처음에는 사랑받는 존재였다.

부모에게.

그 다음에는 사랑을 주는 존재가 되었다.

자녀에게.

그리고 지금은 나 자신을 사랑하려고 한다.


이 단계는 어색하다.

나는 오랫동안 주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결국 이 지점에 도달한다.

사랑받는 존재에서 사랑을 주는 존재를 지나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존재로.


나는 이제 안다.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그래서 멈출 때와 나아갈 때를 배우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나 자신에게 말한다.

“오늘도 잘 살아왔다.”


사람은 언젠가 혼자가 된다.

부모도 떠나고, 자녀도 자신의 삶으로 간다.

그때 남는 것은 나 자신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나를 사랑하는 연습을 한다.

어색하지만, 필요한 과정이다.


나는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희망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필요해서 태어난 존재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살아가며 필요한 존재가 되어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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