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열 2호 (3화)

수상한 인간들

by하얀 나비
코코(Coco)

차 안에서 아무리 소리쳐 봐야 소용없다는 걸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다.
목도 쉬고,
힘도 빠지고,
무엇보다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았다. 나는 결국 포기했다.

1호의 얼굴은 착잡해 보였다.
어쩌면 한가닥 하는 나의 성질을 보고 납치를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냥 아무 데나 내려주고 가려나?"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집이 너무 멀었다.
다리도 건넜고,
차도 오래 탔다.
혼자 돌아갈 자신은 없었다.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차가 어느 집 앞에 멈췄다.
모두 차에서 내렸다.

3호가 나를 안고 내리는데 옆에 집
차고 앞에 서 있던 거대한 여인이 보였다.
정말 거대했다.
내가 태어나서 본 인간 중
가장 컸다.
그 여인은 부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다가왔다.

"설마..."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나를 또 팔아넘기는 건가?"

그 충격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단순한 생리 현상이었을까.
그녀가 가까이 다가오는 걸 보고 놀라서 그만 실수를 하고 말았다. 뜨끈뜨끈한 그것이 3호의 두 손을 타고 흘러내렸다.
3호는 얼른 나를 안고 집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사람들은 웃고 있었다.
나는 자존심이 상했다.
겁먹은 게 아니다.
관략근이 조금 약했을 뿐이다.

집은 우리 집보다 넓었다.
1호는 나를 푹신한 침대 위에 내려놓고 간식을 주었다.
일단 맛있는 건 먹고 보는 거다.
납치범이든 아니든
간식은 죄가 없다.

1호와 3호는
계속 나를 바라봤다.
이쪽으로 와서 보고,
저쪽으로 가서 보고,
앉아서 보고,
서서 보고.

"이쁜 건 알아가지고."
"내가 한 미모 하니까."

하지만 기분이 이상했다.
엄마도 없고,
친구들도 없었다.
나는 소파 밑을 뒤지고,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찾아보았다.

"엄마?"


"얘들아?"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슬퍼할 틈을 주지 않았다.
자꾸 인형을 흔들어주고,
간식을 주고,
말을 걸었다.

특히 3호가 심했다.
나를 배 위에 올려놓고
계속 쓰다듬었다.


"예쁘다."
"착하다."
"우리 코코."
도대체 무슨 속셈일까.
나를 납치해 놓고
왜 이렇게 잘해주는 거지?
나는 의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래도...
조금은 재미있었다.
그래서 아주 조금만 놀아주었다.
그러자 3호의 입이 귀까지 올라갔다.
1호도 마찬가지였다.
눈에서 사랑이 뚝뚝 떨어졌다.

"아, 뭐야."
"헷갈리게."
"나쁜 사람들 아닌 거야?"
"아 몰라."

나는 점점 졸려왔다.
결국 3호의 따뜻한 배 위에 엎드렸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눈이 감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생각했다.
자고 일어나면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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