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열 2호(1화)

엄마는 1호

by하얀 나비
내눈은 언제나 어디서건 너희를 향한다


우리 집은 지금 완벽하게

잘 돌아가고 있다.


1호는 늘 내 시야 안에 있고,

3호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좋다. 매우 좋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3호는 늘 호시탐탐

1호의 옆을 노린다.
어림도 없지.
내가 누군데. 서열 2호다.

근데 가끔 문제는 3호가

아니라 1호다.
어느 날.
“이거 맛 좀 봐줘.”
나는 벌떡 일어났다.
드디어. 드디어 나를

인정하는 건가.

그런데.
1호가 나를 지나쳐서

3호 입에 뭔가를 넣는다.
뭐?
뭐라고?
배신이다.


빛의 속도로 달려갔지만

이미 늦었다.
3호가 꿀꺽.
증거 인멸 완료.


“나는? 나는?”


다급하게 물었다.


“너는 매워서 안 돼.”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지난주엔 달아서 안 된다더니

어제는 짜서 안 된다했고.
나는 도대체 뭘 먹을 수 있는 건데.
공기?

인간들은 이상한 생물이다.
하루 종일 먹는다.
아침 먹고.
점심 먹고.
간식 먹고.
저녁 먹고.
야식 먹고.
먹으면서 다음에

뭘 먹을지 얘기한다.
정말 무섭다.

한 번은 3호가 흘린 걸

주워 먹어봤다.
궁금했거든.


근데.
맛없었다.
진심으로.
내 혀가 화를 내고 뱉어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인간 음식을

아무거나 좋아하진 않는다.

그리고 오늘.
사건이 발생했다.
1호가 소파에 앉더니

3호에게 등을 내민다.


순간 위기 경보 발령.
삐용삐용삐용.
3호가 다가온다.
안 된다.
그건 내 자리다.


나는 전력 질주했다.
그리고 앞 두 발로
3호를 밀쳤다.
생각보다 잘 밀렸다.
3호는 예상치 못한 공격에

바닥으로 데굴데굴

“내가 할 거야! 비켜! 비켜!”
나는 재빨리 점프.
양 앞발 엔진 풀가동.
북북북
전문가의 손길.
장인의 기술.
2년 반 경력의 마사지사처럼

등을 긁기 시작했다.

“아악! 아파!”
1호가 벌떡 일어났다.
...
어?
예상과 다른 반응이었지만
중요한 건 결과다.
3호는 접근 실패.
나는 임무 완수.

그날 밤.
3호가 또 1호 옆에 앉으려 했다.
나는 멀리서 눈을 떴다.
사실 자고 있었다.
근데 눈은 뜨고 있었다.
감시는 24시간이다.

1호는 모르겠지만
이 집의 평화는
나, 서열 2호가 지키고 있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3호의 군기를
조금 더 바짝 잡아야겠다.

내 자리를 넘보기 전에....


●□● 다음화에 "나는 서열 1호"가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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