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길을 걷는 순례자

모든 길에 깃든 축복

by하얀 나비
작약(peony)

산다는 건
미지의 모퉁이를 도는 일.
하나의 지평이 닫히면
반드시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불안의 눈으로 빼꼼히 내다본 길,
운명은 가시를 뿌려두었구나.
"아, 삶이란 본디 고해(苦海)인가."

​그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와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선다.
​두려움 속에서 눈을 뜨니
그곳은 상처와 매혹이 공존하는

장미의 숲.

피 흘리면서도 향기에 취했던 그 밤,
모든 아픔은 환희의 제물이 되었다.

​이제 막다른 길의 절벽 앞에 서서
생의 종말을 예감하며 떨리는

한 걸음을 내딛을 때,
우주는 반전처럼 낙원을 펼쳐 보이며
존재의 춤을 추게 한다.

​다시 마주한 생의 모퉁이,
이제 마음은 호수처럼 고요하다.
가시밭길도, 낙원도 그저

흐르는 풍경일 뿐.
존재하는 모든 길에 깃든

축복을 깨닫는다.

​다음 모퉁이 너머에

무엇이 기다리든,
나는 그저 나의 길을 발명하며
의연히 걸어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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